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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21일 2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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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주가 양극화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21일 주식시장에선 주가 하락폭이 8포인트에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하락종목수는 762개로 상승종목수 101개보다 훨씬 많았다.
오른 종목들은 SK텔레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 정보통신주 일색. 반면 은행 증권 건설 등 이른바 대중주(大衆株)들은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해 일반인들이 느끼는 체감지수 하락폭은 더욱 커 보였다.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성장성을 염두에 둔 투자패턴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주변주를 보유중인 개인투자자들은 손절매를 해서라도 보유자산의 일정부분을 정보통신 등 주도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심화되는 차별화장세〓전날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상한가를 기록한 SK텔레콤은 이날도개장초부터가격제한폭까지상승해 400만원대를 눈앞에 뒀다.
한 증권전문가는 “신세기통신을 인수한 SK텔레콤을 한국의 이동통신분야 메이저로 인식한 외국인들이 고가주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순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또 삼성전자를 30만주 가량 매수하는 등 정보통신주를 중심으로 무려 18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면 동아제약 등 바이오칩이 10% 급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대부분의 대중주들도 동반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또 코스닥시장에서도 인터넷 정보통신관련주는 크게 상승한 반면 조기 퇴출가능성이 있는 ‘투자유의종목’들은 ‘팔자’주문이 쏟아지면서 하한가종목이 속출했다.
▽차별화장세는 당분간 불가피〓주식시장에 나와 있는 주식매수대금 규모가 극도로 빈약한 상황에선 차별화장세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우선 수급측면에선 1조1000억원대의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와 단기매물 압박요인인 미수금이 1조원을 넘어섰다는 점이 부담이 되고 있다. 또 투신사들은 스폿펀드 등 만기가 된 주식형펀드의 환매부담때문에 연일 매도공세를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
▽정보통신 중심의 차별화장세〓미래에셋 이병익자산운용본부장은 “지금 주식을 사는 사람들은 내년 1월에 오를 종목을 선택하고, 이런 종목은 내년 한해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차별화장세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코스닥시장도 종목별 옥석이 가려지면서 차별화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주변주로 순환매가 돌아올 날을 기다리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정보통신 등 주도주로 갈아타는 게 수익을 내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