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예종석/경제섹션 알짜정보 유익

  • 입력 1999년 12월 5일 20시 16분


60, 70년대부터 동아일보를 읽어온 사람들은 동아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 애정은 70년대의 동아광고 사태나 좀더 거슬러 올라가 일장기 말살사건 같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과거의 전적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민족지니 정론지니 하는 수식어가 동아일보 앞에 붙어다니던 시절도 있었다.

새천년을 바라보는 이 시점의 동아는 그러한 전통을 이시대에 맞춰 계승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위상을 갖추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동아일보는 ‘옷사건 대통령에게 허위보고 의혹’을 대특종함으로써 국민적 의혹이 증폭돼가던 사건의 물줄기를 돌려놓아 한국사법사상 처음으로 전직 검찰 총수가 구속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큰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해 검찰수사와 국회청문회 특별검사의 수사 등에서 일관된 관련 당사자들의 거짓말을 뒤집고 진실을 들추어낸 쾌거였다. 큰 신문의 저력을 보여준 특종이었다. 모든 신문들이 ‘옷’으로 도배돼 비슷비슷하게 느껴지는 시점에서 동아가 분명하게 다른 점을 보여줬다고 본다.

칼럼은 사설과 함께 신문의 주장을 펼치는 지면이다. 무기명으로 쓰는 사설보다 필자가 전면에 나서는 칼럼은 바로 신문의 표정이라 할 수 있다. 방송에 앵커가 있다면 신문에는 칼럼니스트가 있는 것이다.

제임스 레스턴은 34년 동안 주3회 뉴욕타임스에 고정 칼럼을 기고함으로써 그 신문의 성가를 높였다. 제임스 레스턴의 기여는 그를 발굴하고 오랜 세월을 지원한 뉴욕타임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동아에도 과거에는 독자들로 하여금 신문을 기다리게 만드는 논객들의 칼럼이 있었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이제부터라도 동아의 새로운 얼굴을 만들어나갈 칼럼니스트를 발굴해서 키워야 하지 않을까. 동아도 제임스 레스턴 같은 칼럼니스트를 키워내야 한다.

지난달 22일자부터 시작된 경제면의 증면은 독자의 욕구이자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에서 시의적절한 결정이었다. 주식정보와 세금정보 부동산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익한 지면이 되고 있다. 아파트 시세표도 지역별로 정리해 제공하고 있고 회원권도 종류별로 정보를 취합해 게재해 유익하다. 증권투자자가 700만명이나 되는 현실에서 주식시세표에 광고없는 2개면을 할애하고 코스닥 전종목을 게재한 것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종전의 주식시세표에는 안나오는 코스닥 종목이 많아 독자들이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경제신문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불만이 ‘어렵다’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간지 경제면은 좀 쉽고 해설위주로 다루어져야 할텐데 그런 면이 간과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기업 홍보성 기사가 눈에 띄는 것은 옥의 티다.

종합면에 연일 실린 도표는 사건의 전모를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으며 정치면은 여야의 틈에서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려는 보도태도와 다양한 해설기사가 돋보였다.

문화면은 동아의 면모 일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진부한 정치기사의 홍수 속에서 돋보이는 기획기사가 많았고 퓨전콘서트나 신중현 인터뷰 같은 기사는 파격의 신선함마저 느끼게 했다.

예종석(한양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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