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도시를 걷고 싶고 살고 싶은 곳으로…”

  • 입력 1999년 11월 22일 20시 15분


도시의 거리를 걷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교통체증과 매연 소음 등 온갖 공해에 시달려야 하는데도 휴식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휴식과 여가를 위해 항상 돈을 내고 콘크리트 빌딩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녹색소비자연대(02―763―4972)의 최재성(崔在成·30)녹색마을사업부장은 지적한다.

그는 “수도 서울의 도심이 진정한 한국의 상징거리가 되고 21세기 국제도시에 걸맞은 위상을 갖기 위해서는 사람이 살고 일하고 휴식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체증 매연 소음에 시달리고 휴식공간도 턱없이 부족▼

녹색소비자연대가 8월 서울시민 11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서울 도심의 보행환경에 만족하는 보행자는 불과 4.7%.

보행자의 권리를 가장 위협하는 요소로는 △차량(21.6%) △시설물 노점상 등 보행장애물(16.3%) △매연 소음 등 환경적인 여건 부족(12%) △횡단보도 부족(11.6%) △보도폭 협소 등 보행여건 부족(11.4%) 등이 꼽혔다. 부적절한 횡단보도의 위치 차량 중심의 신호주기도 걷고 싶은 희망을 좌절시키는 장애요소들.

‘도시를 마음놓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삶터로 만들 수는 없을까.’

걷고 싶은 도시 만들기 시민연대(도시연대·02―332―6044)는 평범한 도시민들의 이런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탄생한 단체. 이들은 도시의 환경을 인간적으로 바꾸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시연대는 교통환경개선을 위해 95년 발족한 ‘시민교통환경센터’를 모태로 97년 6월 도시환경 도시계획 건축 교통 등 도시문화를 개혁하기 위해 출범했다. 현재 전국에 1000여명의 회원이 활동중이다. 도시연대는 다양한 소모임 활동을 통해 도시환경을 개선해 시민들이 마음놓고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고 도시 문화와 역사를 보존하고 창조해 나가는 사업을 벌여왔다.

600년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살아 있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을 시민들의 휴식과 문화공간으로 지켜나가기 위해 결성된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인사모)’도 그 중 하나.

인사모는 지난해부터 청소년과 시민을 대상으로 매달 인사동 역사문화탐방 행사를 열고 인사동의 역사 문화탐방 안내책자인 ‘인사동 살펴보기’를 발간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도시연대의 주도로 서울YMCA 인사전통문화보존회 조계사 등 종로지역에 뿌리를 둔 3개 종교단체 및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종로연대’(02―725―5828·서울YMC

A 시민사회개발부)가 7일 출범했다.

종로연대 김수규(金守圭·서울YMCA회장)공동대표는 “역사와 문화의 현장인 종로가 무분별한 도시개발로 유흥가로 전락하고 있다”며 “종로를 찾고 싶은 거리로 만드는 것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에 달렸다”고 강조했다.이 단체는 앞으로 인사동을 포함한 종로지역을 ‘걷고싶은 거리, 문화가 있는 거리, 역사의 향기가 넘치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 각종 행사를 통해 시민들의 힘을 모아나갈 계획.

▼도시계획 건축 교통등 사람위주로 재정비 활동▼

이 밖에도 경기 일산에 살고 있는 도시연대 회원들로 ‘자전거에 친숙한 일산 만들기’ 모임을 구성, 어린이 자전거 교육과 자전거도로에 대한 시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전국의 초등학생 3만여명에게 자전거 타기 교육과 교통안전의식 등을 가르쳐왔다.

도시연대 최정한(崔廷漢)사무총장은 “생활이 편리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어야 도시의 활력이 살아날 수 있다”며 “도시는 이제 사람이 살고 일하고 휴식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연대에 가입을 원하는 시민은 월회비 5000원(연회비 5만원)을 내면 다양한 회원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NGO취재팀〓권순택(지방자치부차장·팀장) 김진경(생활부) 윤영찬(정치부) 이 진(경제부) 홍성철(사회부) 선대인(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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