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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22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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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콤 주가가 지난 18일 삼성전자 주가를 추월한 뒤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올 9월만 해도 삼성전자가 25만원으로 데이콤(11만원)의 2배 이상이었음을 감안하면 데이콤 주가의 상승 속도는 어지러울 정도.
발행주식 수와 자본금 규모가 현격히 다른 두 기업의 주가수준을 곧바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데이콤과 삼성전자의 ‘주가역전’ 현상은 두 회사의 향후 성장가능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데이콤 주가에 거품 없다’〓LG투자증권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데이콤같은 인터넷주식은 PER(주가수익비율) 등 통상적인 지표로는 분석하기 곤란하다”고 말한다.
올 6월말 현재 데이콤의 PER는 183배, 내년도 예상PER는 130배에 달한다. 이에 비해 시장평균 PER는 25배에 불과하다.
이는 데이콤 주가가 상대적으로 고평가돼 있는 의미다.
그러나 데이콤의 주가상승세에 급격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는 애널리스트들은 별로 없다.
최근 기업분석가들은 인터넷주에 대해 ‘가입자당 시가총액’(시가총액을 해당기업의 인터넷서비스 가입자로 나눈 값)을 적정주가 판단을 위한 지표로 이용하고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데이콤과 미국 업체들의 가입자당 시가총액 차이를 감안할 경우 데이콤의 적정 주가수준은 20∼28만원선”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데이콤 주식이 최근 단기급등한 여파로 하락압력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이 구체화할 때쯤엔 주가가 한 단계 더 레벌업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상대적 저평가돼 있다’〓대신경제연구소 박만순차장은 “데이콤 보다는 삼성전자의 향후 주가상승률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TFT―LCD시장이 내년에도 2배 이상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에 비해 데이콤이 진출을 노리는 IMT―2000 시장은 2002년에 시험가동되고 2005년에야 본격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전망.
이를 감안할 때 최근 데이콤의 주가상승은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조급하게 반영되고 있는 느낌이 든다는 것.
데이콤은 올해 EPS가 2088원으로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예상 EPS는 올해 1만7728원, 내년 2만3167원으로 추정된다.
즉 실적으로 보면 데이콤에 비해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올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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