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문경은 모처럼 이름값…동양 격파 수훈

  • 입력 1999년 11월 18일 03시 06분


‘람보슈터’ 문경은(28·삼성썬더스).

지난 시즌 경기당 3.3개의 3점포를 터뜨려 ‘3점슛왕’에 등극했던 그는 장거리 슈팅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기복이 심해 지난해에는 국가대표팀에서 탈락하는 설움을 맛보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4강전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팀이 탈락하는 바람에 ‘공갈포’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달아야 했다.

그러나 지난달 첫딸 진원이를 얻은 뒤 그는 결심을 새롭게 했다. 그리고 비시즌 기간에 하루 2시간이 넘는 연습으로 슈팅력을 갈고 닦았다.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99∼2000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삼성―동양오리온스전은 문경은이 더 이상 ‘공갈포’가 아니라 최고의 골잡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한판.

이날 문경은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31득점을 뽑아내고 8어시스트, 2리바운드로 삼성이 106―100으로 승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삼성은 문경은의 활약과 함께 ‘포인트가드’ 주희정(12득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과 버넬 싱글튼(26득점) G J 헌터(17득점) 등이 분전해 연장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합작해냈다.

삼성은 3연승을 달리며 공동선두를 지켰고 동양은 1승2패로 5위에서 공동 6위로 떨어졌다. 삼성은 14일 경기에서 ‘거함’ 현대를 꺾은 동양을 맞아 시종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3쿼터까지 73―67로 앞서며 리드를 지키던 삼성은 머리를 다쳐 똑같이 붕대를 감은 채 투혼을 발휘한 동양의 전희철(18득점)과 루이스 로프튼(24득점)에게 골을 허용하며 4쿼터에 92―92로 동점을 이뤘다.

삼성은 연장전에서 문경은이 3점포를 성공시켜 97―94로 점수차를 벌렸고 주희정이 힘찬 드리블로 상대 파울을 유도해내며 자유투로 3점을 보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수원〓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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