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수원 '천하통일'…골든골 '신의 손' 논란

  • 입력 1999년 10월 31일 23시 11분


1―1로 팽팽하던 연장 전반 8분. 부산 대우진영 아크 왼쪽에서 수원 삼성 장지현의 센터링이 날아갔다.

볼이 머리를 들이밀던 샤샤의 왼팔에 맞는 순간 몸을 날렸던 부산 골키퍼 신범철은 네트에 꽂힌 볼과 주심을 번갈아 쳐다봤다.

그러나 순 바오제 중국 주심은 골인을 선언했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부산의 항의가 잇따랐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86멕시코월드컵 8강전에서 벌어졌던 아르헨티나의 ‘축구신동’ 마라도나의 ‘신의 손’ 논쟁이 국내에서 재연된 것.

프로축구연맹은 즉석 회의를 갖고 “공이 워낙 빨라 볼이 샤샤 손에 닿았는지 알 수 없다”며 샤샤의 골든골을 인정했다.

3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99바이코리아컵 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수원은 부산 이기부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36분 부산의 자살골로 동점을 이룬 뒤 샤샤의 연장 골든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수원은 1차전 승리에 이어 2연승으로 정규리그 챔피언에 오르며 올시즌 전관왕의 위업을 이뤘다.

샤샤는 1골을 보태 18골로 정규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두팀 통틀어 8명이 9번 옐로카드를 받을 만큼 격렬했다.

골은 부산이 먼저 넣었다. 전반 30분 아크 정면에서 안정환이 스루패스를 찔렀고 2선에서 돌아가던 이기부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논스톱 오른발 슛을 성공시킨 것.

수원은 어깨부상을 당했던 데니스를 후반 16분 투입하며 반격을 시작했다. 데니스는 36분 페널티지역 왼쪽 6m쯤 떨어진 곳에서 프리킥을 올렸고 볼은 부산 수비수 손현준의 몸을 맞은 뒤 골키퍼 신범철의 다리를 스치며 골문에 빨려들었다.

수원은 연장 시작과 함께 이장관이 퇴장당해 10명이 싸운 부산 수비진을 데니스, 샤샤가 날카로운 슛을 날리며 공략해 승부를 뒤집었다.

한편 정규리그 도움왕은 8개를 기록한 변재섭(전북다이노스)이 차지했다.

〈수원〓배극인·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챔피언결정 2차전

△수원

수원(2승) 2―1 부산(2패)

득점〓이기부 1호(전30·도움〓안정환) 손현준(후36·자살골·이상 부산) 샤샤 18호(연전8·도움〓장지현·수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