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1999년 10월 31일 20시 33분


▼참을 수 없는 식욕▼

눈이 번쩍, 귀는 쫑긋/이는 반짝, 코는 벌름

입에서는 침이 줄줄/꼬리는 흔들 흔들

나는 알지요, 네가 왜 그러는지/퇴근길 사온 ‘강아지 밥’때문임을

▼"공짜 꽃이면 어때"▼

늦은 오후였다. 요크로와 교차하는 79번가를 걷던 나는 횡단보도에서 파란불이 켜지기를 기다렸다. 순간 코너에 꽃 배달 트럭이 멈추더니 창문이 열리며 꽃 한다발이 불쑥 나왔다. 트럭 운전사는 환한 미소를 띠며 “자, 받으십시오, 당신에게 주는 것입니다”라며 팔을 한껏 내게로 뻗었다. 내가 영문을 몰라 “고맙다”는 말을 미처 하기도 전에 그 운전사는 “좋은 하루 되십시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 꽃은 배달하고 남은 것인지 모른다. 아니면 주인을 잃은 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러면 어때, 지금 내 앞에서 잔뜩 향기를 뿜어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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