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관중석]"경기장 난동 이젠 안통한다"

  • 입력 1999년 10월 26일 18시 36분


“질서! 질서!”를 외치는 관중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린 25일 대전구장.

7회 한화 공격 로마이어 타석때 느닷없이 1루측 관중석에서 1ℓ짜리 물병 하나가 운동장으로 날아들었다. 술취한 듯한 한 팬의 객기.

그러자 주위에 앉아 있던 모든 관중이 일어나 이 팬을 경멸하는 눈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잠시 후 몇사람이 “질서, 질서”라고 외치자 이 소리는 순식간에 운동장 전체로 퍼졌다.

물병을 던진 팬이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창피함을 느꼈음은 물론이었다.

운동장 질서를 유지하자는 야구팬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은 부산 사직구장에서도 있었다.

22일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중 물병이 날아들자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으며 일제히 “질서”라고 외쳐 부산 야구팬들로 하여금 뿌듯함을 느끼게 했다.

팬들이 이처럼 물병이나 오물투척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20일 대구구장에서 일어난 ‘관중난동사건’ 때문.

사회적인 반향이 컸던 이 일로 대구야구팬들은 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폭력과 무질서, 쓰레기가 난무하는 운동장 문화를 한번 바로 잡아보자는 팬들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강한 지금이다.

〈대전〓김상수기자〉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