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삼성 '포스트악령'에 또 울었다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0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밤비노 악령’이 있다면 한국 프로야구에는 ‘삼성 악령’이 있다.

‘밤비노 악령’은 1920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홈런왕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헐값에 팔아넘긴 뒤 월드시리즈에서 단 한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금세기 최악의 징크스.

국내의 전통 명문구단인 삼성 역시 ‘포스트시즌 악령’에 치를 떨고 있다.

삼성은 전후기 통합우승한 85년을 제외하곤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6차례 정상도전에서 모조리 실패.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합한 포스트시즌 전적을 따져봐도 27승3무50패로 절대열세다.

97년부터 올해까지 3년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모두 주저앉았다.특히 올시즌은 두번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플레이오프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지 못해 무너졌다.3승1패로 한국시리즈를 눈앞에 둔 5차전에서 5-3으로 앞서다 9회말 1사후에 롯데 호세에게 역전 3점포를 얻어맞은 게 결정타였다.

한국프로야구에서 3승1패뒤 3연패한 팀은 삼성이 처음이었다.

한국시리즈 제패를 위해 그동안 삼성은 엄청난 투자를 해왔다.아시아 최고시설이라는 경산 볼파크를 지어 선수들이 훈련함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고 연봉도 후하게 줬다.

올해엔 3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각 팀의 ‘알짜배기’ 선수들을 고스란히 스카우트해 왔지만 이런 노력들이 모두 허사로 돌아갔다.

프로출범 원년인 82년 한국시리즈에서 OB(현 두산)에 1승1무4패로 무릎을 꿇을 때부터 예고된 삼성의 ‘포스트시즌 악령’.

과연 ‘새 천년 첫해’에는 이를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까.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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