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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0월 5일 2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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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구단관계자의 말처럼 경기 전 대전구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그 열기의 ‘진원지’는 9연승중이던 한화도 아니었고 리그 1,2위전을 다투는 빅게임 때문만도 아니었다.
오직 한 선수, 아시아홈런 신기록에 도전하는 삼성 이승엽을 보기 위해서였다.
앞다퉈 외야스탠드에 자리를 잡은 관중은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기립박수까지 치며 아낌없는 격려를 보냈다.
하지만 이런 보람도 없이 홈런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1회 첫 타석은 1루수 파울플라이. 3회와 7회엔 2루땅볼로 물러났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선 중견수 뜬 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제 시즌 최종전인 7일 대구 한화전을 남겨둔 이승엽은 아시아신기록 달성을 위해선 이 한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추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승엽은 경기 직후 “팬들에게 홈런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남은 대구경기에서 기량을 최대한 쏟아부어 꼭 홈런을 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의 홈런은 터지지 않았지만 이날 경기는 리그 1,2위전답게 박진감이 넘쳤다.
5회까지 스코어는 2―1로 한화의 근소한 리드. 승부는 6회 홈런 한방으로 ‘대쪽같이’ 갈라졌다. 1사 1,2루에서 터진 6번 송지만의 좌월 3점포는 한화를 4월17일 이후 5개월여 만에 리그 단독선두로 올리는 힘이 됐다. 5―4 승리로 팀 최다인 10연승.
이로써 한화는 6일 대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면 7일 삼성과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매직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한화가 최종전에서 져 양팀의 승패가 같아지더라도 상대전적에서 삼성을 앞서기 때문.
삼성 김기태는 5회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아치를 그려내 이만수 김성한 장종훈에 이어 프로 네번째 개인통산 200홈런을 달성했다.
〈장환수기자·대전〓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