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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0월 4일 1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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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학교들은 올해 교사들의 무더기 퇴직 여파로 교원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중 고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예퇴직자가 많았던 초등학교에서 후유증이 더욱 심하다. 시도 교육청들은 임용시험에서 탈락한 교육대 졸업자를 서둘러 채용하고 장기간 교단을 떠나 있던 전직 교사와 명예퇴직 교사까지 다시 불러들여 가까스로 수업공백을 메웠다. 하지만 이는 모자라는 교원 숫자를 채운 것에 불과할 뿐 교육의 질을 확보하는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 이런 마당에 내년에 1만명이 넘는 교사들이 또 썰물처럼 빠져나간다면 그로 인한 ‘교육부실’은 훨씬 심각한 단계로 접어들 게 분명하다.
교육부는 이들이 잠정적으로 퇴직의사를 밝혔을 뿐 실제로 퇴직 신청을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 퇴직을 신청하더라도 전부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므로 교원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몇가지 핵심적인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그 한가지는 교사들이 교직에서 자꾸 마음이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명퇴희망자 조사결과는 분명 이같은 교직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정년단축의 후속조치로 얼마전 교육부가 내놓은 교원 사기진작책이 별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이기도 하다. 교사들의 이런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숫자계산만으로 교원정책을 다루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단이 아닐 수 없다.
다른 한가지는 교육수요자 입장에서는 교사의 수만 채우는 것으로 교육부의 할 일이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교육은 오랜 경륜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땜질식으로 채워진 교사들에게 수준높은 교육을 기대할 수 없다. 교육부는 왜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려고 하는지 보다 겸허한 자세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사들은 과도한 수업부담과 박봉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교육자라는 긍지와 사명감만으로 버텨왔으나 이제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이 교직을 떠나려는 진짜 이유다. 교육부는 교사들이 과거의 열정을 회복해 교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사기를 높여주는, 실효성있는 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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