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인 북]'사이버공간의 심리'

  • 입력 1999년 10월 1일 19시 13분


▼'사이버공간의 심리'/황상민·한규석 편저, 박영사

“어른의 경우 현실세계에서 발달한 의식이나 행동규범이 사이버공간에 적용 확장되는 것이라면 청소년 이후의 세대에서는 사이버공간에서 형성된 인간관계나 규범이 현실세계로 확장 적용되는 경험을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13명의 심리학자와 신경정신과 의사가 ‘사이버공간’이라는 새로운 환경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진단했다. 이들은 사이버공간에서의 인간행동과 심리적 특성, 인지활동과 공동체경험, 정신병리와 사회적 통제 등에 대해 다각적인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한다.

이들은 사이버공간에서는 타인과의 관계유지를 위해 이해하고 인내하는 자세를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집단에의 소속의식도 사라지고 사이버공간에서의 취미나 기호를 중심으로 한 관계에서 더 만족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이버공간에서의 자유로운 자기표현과 익명성은 사이버공간의 공동체 구성과 일체성 형성을 촉진할 뿐 아니라 현실공간의 공동체에서도 통합적 윤리의식 형성에 기여한다는 분석도 있다.

사이버공간은 학습자 중심의 자율적 교육, 능동적 탐색을 통한 교육, 협동을 통한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함양 교육 등 새로운 학습패러다임 실현을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복합적 감각반응을 동시에 제공하는 학습 소프트웨어들은 고차원적 사고 과정에 필요한 상상력이나 능동적인 사고를 배양할 기회를 차단하기도 한다.

97년부터 이 책을 준비한 편저자들은 “현실에서 책을 만드는 속도보다 사이버공간의 진화속도가 훨씬 빨랐다”고 말한다. 하지만 산업사회의 사고방식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사이버시대의 인간의식에 관해 이 책은 흔치 않은 전문가의 조언을 제공한다. 390쪽 1만원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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