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1999년 9월 26일 18시 58분


▼"추억은 자라지 않는다"▼

아메리카 민예박물관의 기념품 상점은 최근 창문에 장년층이 어렸을 때 흔히 갖고 놀던 고무공을 그려놓고 팔았다. 방문객들은 그 공을 손에 넣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이런저런 말을 하곤 했다.

“당시 우리는 집 앞 거리에서 살다시피 했어. 어두워져 공이 잘 안보일 때까지 놀다가 부모님들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야 집에 들어가 식사를 했지. 그리고는 이내 곤히 잠에 떨어졌어.”

“날씨가 좋든 궂든 고무공을 손에서 놓지를 않았지. 그걸 주머니에라도 넣고 만지작거리며 부드러운 탄력을 느껴야 안심이 됐거든.”

“뭐라고, 공이 옛날 것보다 작아 보인다고? 이런 바보! 우리 손이 커진 것도 몰라. 하하.”

▼내 콘도가 아니어서 다행인 이유▼

폭풍이 몰아치는 날 해변가 콘도에 있던 나는 정말 겁이 났다. 바다가 괴물처럼 무서워 보였고 천둥 번개에 깜짝깜짝 놀랐다. 새삼스레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안도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 콘도가 내 것이 아니고 잠시 빌려 쓴 것이라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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