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토미는 이제 겁쟁이가 아니에요' …

  • 입력 1999년 8월 27일 17시 49분


▼'토미는 이제 겁쟁이가 아니예요' '로라의 별님' '로라의 크리스마스' 클라우스 바움가르트 글 그림/권영숙 옮김/한국안데르센 펴냄/각권 30쪽 9800원▼

유난히 겁많고, 남 생각할 줄 모르고, 별 것 아닌 일에 떼를 쓰는 요즘 어린것들. 엄마 아빠도 어릴땐 그랬다고? 그래. 잊어버린 걸 지도 몰라.

하지만 하나 혹은 둘씩만 왕자 공주처럼 커가는 우리 아이들이, 밤마다 골목을 와그르르 뛰어다니던 세대처럼 씩씩할 수 있을까. 친구 형제도 위해줄 줄 알까.

독일 출신 작가인 바움가르트의 그림책 세권.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교훈을 주기 보다는, 어린이들이 주인공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마음의 키가 한치씩 자라날 수 있도록 꾸몄다.

토미는 겁쟁이. 밤에 혼자 화장실에도 못 가고, 마티 아주머니가 뽀뽀라도 할라 치면 무서워 두 눈을 질끈 감는다. ‘아 누가 지켜 줬으면….’

생일날도 기쁘지 않다. ‘풍선이 터지면 무서워 어쩌나….’그러나 선물 꾸러미 속에서 나온 멍멍이 인형. 이젠 화장실에 갈 때도 멍멍이가 곁을 지켜 주고, 마티 아주머니의 뽀뽀도 멍멍이가 대신 받아 준다.

작은 계기만 있으면 무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본 듯 그려냈다.

집 앞에 떨어져 깨진 별님. 로라는 병원놀이 세트에서 반창고를 꺼내 정성껏 붙여 주고, 풍선에 매달아 하늘로 올려보내 준다.

몇달이 지나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 그러나 자동차가 고장나 가족의 발이 묶이고 동생 토미는 풀이 죽었는데…. 혹 로라의 도움으로 하늘에 돌아갔던 별이 도움을 주지는 않을까?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위하는 자세, 가족과 함께 나누는 즐거움의 크기가 착한 로라의 마음을 통해 가슴속에 뚜렷한 영상을 남긴다.

부드러운 선을 쓰면서도 꼼꼼한 부분까지 묘사한 그림도 상상력을 북돋아준다.

저자는 광고 디자인에 종사하다가 그림책 작가로 활약중이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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