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읽기]SBS'그것이알고싶다', '광신의 비극'에 경종

  • 입력 1999년 8월 23일 21시 15분


20일 밤11시에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잘못된 믿음’편. 소아암으로 배가 임산부만큼이나 부풀어 오른 딸(김신애·9)의 병에 대해 “하느님이 고쳐주실 것”이라며 치료를 거부하는 부모의 고집과 그 대안을 짚어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4년째 앓고 있는 아이는 아프리카 기아 난민처럼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참혹한 표정으로 “병원에 가고 싶다”며 집에서 울부짖고 있었다. 보다 못한 연출진은 한 달여간 부모를 설득, 아이를 입원시켰다. 그러나 부모는 여전히 신앙을 이유로 완치 가능성이 높은 수술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연출진은 국회보사위 의원 공무원 등과 대책을 논의했으나 현행법상 어쩔 수 없다며 안타까워 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끝냈다.

이 프로의 ‘현실 고발 정신’은 돋보였다. 많은 시청자들이 “아동 학대에 안이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꼬집었다”며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잘못된 믿음’의 구조적 원인과 대책을 더 살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다음은 방영 뒤 SBS에 들어온 시청자 의견들.

▼ 종교적 견해

‘저 부모처럼 될까봐 신앙 생활에 두려움이 앞선다’(최진원)‘종교적 광신으로 인한 비극을 보여줬다’(김경언)‘잘못된 믿음이 개인적인 것인지, 아니면 사회 구조와 관계가 있는 것인지 등을 입체 분석해야 했다’(최순욱)

▼ 친권 상실에 대한 견해

‘현행 민법 924조에 따르면 부모의 친권을 상실케 해 제3자를 친권자로 지정할 수 있다’(오성균)‘수혈을 못하게 해 아이를 죽게 한 어머니에게 유기치사죄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가 있다’(이지형)

▼ 관계 당국 질타

‘방송에 나온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실망스러웠다’(주나라).

▼ 당부

‘신애가 완치될 때까지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문숙경)

이 프로의 홍성주 책임프로듀서는 “친권 상실 문제는 내부 법률 자문을 거친 결과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신애양의 치료 과정 등을 기록해 후속 보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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