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원길의원/先親 작고 51년만에 건국훈장받아

  • 입력 1999년 8월 13일 19시 10분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의원에게 이번 광복절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의 선친인 김상겸(金尙謙)선생이 작고한 지 51년 만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받기 때문이다.

김상겸선생은 1928년 경성제일고보(경기고 전신) 재학 시절 우리나라 최초의 좌우합작 민족전선인 ‘신간회’ 평안북도 철산지회 결성을 주도했다가 구속돼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2년 가까이 옥고를 치렀다.

김선생은 당시 재소자들에게 혹독하기로 유명했던 신의주교도소에서 장기복역과 모진 고문 등으로 심한 고초를 겪었다. 그리고 해방 후인 48년 고문 후유증으로 타계했다. 당시 김의원의 나이는 다섯살.

그러나 김의원의 어머니인 장일형(張日亨·83)씨는 아버지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서 김의원에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여름이면 진물이 나와 항상 소매가 긴 옷을 입고, 고문으로 모두 뽑혀 제멋대로 자라는 손톱과 발톱을 쇠줄로 ‘손질’하던 모습들 뿐이다.

그러다가 몇년 전 장일형씨는 TV에서 독립유공자가 훈장을 받는 모습을 보고 아들에게 아버지 얘기를 했다.

그리고 김의원은 뒤늦게 아버지에 관한 자료를 찾아내 보훈처에 제출, 이번에 애족장을 추서받게 됐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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