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수원-안양 11일 맞대결 명예회복 다짐

  • 입력 1999년 8월 10일 18시 46분


‘불꽃 남자’ 고종수(수원 삼성)와 정광민(안양 LG).

지난해는 이들에게 최고의 해였다. 고종수는 프랑스월드컵 출전에 이어 국내 프로축구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정광민은 ‘새내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11골 1도움을 기록했고 특히 골을 터뜨린 10경기중 9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행운의 사나이’로 불렸다.

그러나 올시즌 둘은 나란히 부진의 늪에 빠졌다.

고종수는 발가락 부상으로 시즌초 대한화재컵 6경기를 결장했고 국가대표팀에서는 ‘유니폼 파문’으로 쓰린 가슴을 안고 나왔다.

정광민은 ‘2년차 징크스’를 톡톡히 치렀다. 경고 누적으로 빠진 한 경기를 제외하고 전경기에 나섰지만 받아든 성적표(2골3도움)는 초라하기만 했다.

11일 오후 7시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99아디다스컵 결승전이 이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도 이 때문. 둘 다 선발로 출장해 영광을 재현한다는 각오다.

마침 둘은 약속이나 한 듯 최근 경기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종수는 지난달 17일 정규리그 전북전에서 두골을 뽑아내며 응어리를 털어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8일 포항전에 처음으로 나서 후반 교체될 때까지 명성에 걸맞은 기량을 선보였다.

정광민은 4일 대회 첫 경기인 전북전에서 최용수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한데 이어 8일 전남과의 준결승전에서는 진순진의 결승골을 합작해냈다.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지난해의 폭발력이 되살아나고 있다.

둘다 승리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다. 고종수는 자신을 뒷바라지하는 부모와 팬클럽 ‘앙팡 테리블’ 회원에게 선물을 안기고 싶어한다.

정광민은 이번 기회에 자신과 팀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각오다.

정규리그에서는 부담감에다 잦은 포지션 변경으로 거푸 쓴잔을 들었다. 그러나 최용수와 진순진이 돌아오면서 플레이에 여유가 생겼다. 컵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만 완전히 회복한다면 정규리그 후반기 성적표를 달리 쓸 자신이 있다는 것.

승자는 오로지 하나. ‘불꽃 남자’들의 ‘불꽃 대결’은 과연 어떻게 될까.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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