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불법거래/검찰수사 이모저모]

  • 입력 1999년 8월 5일 19시 26분


검찰 수사가 2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김형진(金亨珍)세종증권회장 구속사실이 알려지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와 검찰주변에서는 수사발표 지연 배경을 놓고 갖은 억측이 제기되는 등 많은 뒷이야기를 남겼다.

○…그동안 “여권 실세가 이 회사의 뒤를 봐주고 있어 수사를 막으려 하고 있다” “경제부처내 고위 공직자가 관련돼 있는 것 아니냐” “이번에도 ‘김형진리스트’가 있는 것 아니냐”는 등 무성한 소문이 나돌았다.

검찰주변에서는 특히 “김회장이 동향인 여권 중진 K의원과 가깝고 K의원의 친척이 세종증권 간부로 일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이에 대해 K의원측은 “지난해부터 증권가 정보지에 김형진회장이 K의원과 가깝다거나 뒤를 봐준다는 등의 내용이 돌아 K의원이 김회장을 일부러 멀리하기 시작했으며 만나자고 해도 ‘사업이나 잘 하라’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K의원측은 또 “친척 중의 한명이 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홍승캐피탈이란 기술투자회사(M&A회사)에서 같이 일을 한 적은 있다”며 “그 친척은 세종증권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수사로 3대 투신사 채권부장이 구속되고 각 회사 채권담당자들이 도피하거나 거래규모를 대폭 줄이는 바람에 시중의 채권가격이 떨어져 회사채 유통금리가 다소 오르기도. 증권사 채권담당자들은 “현실적으로 고객관계 유지를 위해 어느 정도의 ‘인사치레’는 있어온 만큼 수사가 확대되면 채권시장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며 검찰수사의 범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서울 중구 명동사채시장의 ‘큰 손’으로 알려진 김회장측은 구속사실 보도를 앞두고 언론사에 김회장에 대한 인물설명에 신경써달라고 이색 주문. 세종증권은 최근 “사채(私債)와 사채(社債)는 엄연히 다르다”며 “김회장은 평생을 회사채 매매업를 해온 만큼 사채업자 대신 회사채 매매업자로 표현해 달라”고 언론사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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