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프로축구계의 관중수 부풀리기

  • 입력 1999년 8월 5일 18시 23분


프로축구계의 공공연한 ‘비밀 하나.’

국내프로축구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0만 관중을 돌파했다고 요란을 떨었다. 그러나 실제 유료 입장 관중은 120만명이 채 못됐다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올시즌 관중 목표를 300만명으로 늘려잡은 프로축구연맹은 5일 현재 165만여명이 입장했다며 올해 목표 달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각 구단 관계자 중 이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연맹이 ‘뜻한다면’ 적어도 발표로는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프로축구 관중집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구단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눈짐작으로 산정하는 ‘원시성’을 면치 못했다.

올들어서는 각 구단이 계수기를 사용하면서 집계방식이 눈에 띄게 공정해졌다.

‘비밀 둘.’

각 구단은 홈경기 때마다 ‘유료 입장 관중’ ‘카운트 관중’ ‘발표 관중’ 등 세가지 관중 집계 수치를 받아든다.

유료 입장 관중은 말 그대로 돈을 내고 경기장에 입장한 관중수로 가장 정확한 수치다. 카운트 관중은 계수기에 찍힌 수치. 일부 무료 입장 관중이 있기 때문에 유료 입장 관중보다는 많다. 그러나 이것도 아르바이트생들이 경기장 입구에서 체크하는 것으로 실제와는 오차가 크다.

마지막으로 발표용 수치. 한 구단 관계자는 “언론에 발표하는 관중수는 카운트 관중보다 20%정도 부풀린 것으로 보면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관객수가 적으면 연맹이나 축구인들로부터 홍보를 어떻게 했느냐는 욕을 먹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가장 기초적인 프로축구 관중집계마저 오락가락하는 현실을 보면 아직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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