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층 가기 쉬워진 섬2곳「위도-홍도」

  • 입력 1999년 7월 28일 19시 35분


《산과 바다가 맞붙은 국립공원 변산반도(전북 부안군). 반도의 서쪽 격포항이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위도에 섬일주도로가 완공됐고 격포↔홍도(전남 신안군)를 2시간40분에 주파하는 쾌속여객선이 등장한 덕분이다. 서울과 수도권 주민의 하루 나들이코스로 떠오른 조용한 섬 위도, 무박2일로도 다녀 올 만큼 편리해진 홍도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위도

‘엄마가 섬 그늘에 굴따러 가면/아기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노래 ‘섬집아기’의 평화로운 섬풍경이 절로 떠오르는 섬, 위도. 22일 격포항에서 카페리에 차를 싣고 이 섬에 갔다. 거리는 16㎞, 40분이 걸렸다. 총 12㎞의 섬일주 해안도로를 달려보았다. 왕복 2차선의 아스팔트포장도로였다. 섬내 자동차는 택시(무쏘) 2대를 포함해 30여대 뿐.

이 도로의 어디에서도 바다가 보인다. 간혹 지나치는 포구마을의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물빠진 갯벌에 얹혀 비스듬히 기운 어선,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는 여성들, 갯가 원두막에 앉아 수박을 먹는 촌로들, 섬을 뒤덮은 소나무숲….

민가에 들러 물을 청했더니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차가운 보리차를 1.8ℓ페트병에 가득 담아 줄만큼 인심도 후했다.

93년 서해훼리호침몰사고로 숨진 129명 희생자 추모비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주민 김선옥씨(50·서울여관 주인)는 “17년전까지만 해도 조기파시가 서 파장금항이 흥청거렸다”고 회고했다. 조기어장이 남중국해로 옮겨가면서 파시는 사라졌고 그후 위도는 돌돔 감성돔이 잘 잡히는 낚시섬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위도는 해안일주도로를 갖춘 경치 좋은 섬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행정보]

△격포∼위도〓계림해운㈜ 진도운수㈜의 카페리 2척이 하루 8회 왕복. 요금(편도) 승객 6700원, 차량 2만4000원. 안내 0683―581―1997, 0023

★ 홍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제 170호)인 홍도. 기존 홍도행여객선 출발지인 목포보다 서울에서 훨씬 가까운 변산반도의 격포항에서 진도운수㈜의 쾌속선 컨티넨탈호(정원 250명)를 탔다. 6월1일 운항을 시작한 컨티넨탈호는 휴가철을 맞아 하루 2회 왕복운항.

23일 오전7시. 날렵한 모습의 컨티넨탈호에 올랐다. 쌍동이선체형의 이 배는 옆으로 흔들림이 거의 없어 배멀미 걱정이 없다. 쾌적하고 안락한 선실(1,2층)과 커다란 통유리창 덕분에 여행은 지루하지 않다.

오전 9시 40분, 홍도. 서울은 우중이었지만 구름만 조금 낀 정도였다. 홍도의 바다는 선착장에서도 4∼5m 깊이의 바닥이 다 들여다 보일 정도로 맑았다. 물고기떼가 헤엄치는 모습도 보였다. 이곳에 자리잡은 ‘빠돌’해수욕장.

홍도의 비경감상은 일주유람선을 타야 제격이다. 홍도와 주변 20여개 섬은 바다, 하늘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바위섬은 하나 하나가 수석(壽石) 같았다. 5t급 소형선박 10척이 한꺼번에 들어갈 만한 공간의 ‘홍어굴’, 분재(盆栽)처럼 고운 자태의 소나무가 수놓은 절벽 아래의 ‘실금리굴’, 바다위 터널 모습을 한 ‘남문바위’…. 해안절벽에는 동굴이 많다. 굴안에 낚싯배를 띄워 놓고 금방 잡은 우럭을 회쳐 소주잔을 비우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여행정보]

△컨티넨탈호〓격포 출항시간 오전7시, 오후1시, 요금(편도)3만4000원(2세∼초등학생 1만7000원) 예약 0683―581―0098(격포)△홍도에서 지내기〓백제장여관·식당(이재경씨)0631―246―3764, 낚싯배임대(하루 30만∼40만원·김승호씨) 0631―246―2005

〈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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