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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20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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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지나지 않아 두 과학자는 키쿠스의 컴퓨터 디자인과 히스의 초소형 스위치를 합체시키는 것이 가능한지를 놓고 연구를 거듭했다. 학자들은 자그마한 분자 덩어리로 만드는 소형 스위치를 통해 오늘날 가장 빠른 개인용 컴퓨터보다 1000억배나 빠른 컴퓨터의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예측했다. 휴렛팩커드와 UCLA 연구팀이 최근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이 연구결과는 미국 전역의 컴퓨터 실험실에서 갑자기 활기를 띠고 있는 획기적인 연구들 중의 하나이다. 키쿠스와 히스의 연구는 특히 현미경을 주로 사용하는 컴퓨터 관련 연구들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만하다.
학자들은 분자수준의 전자공학이 오늘날 컴퓨터에 사용되고 있는 실리콘 중심 기술의 힘과 능력을 언젠가 능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연방 정부의 고급국방연구계획국이 키쿠스와 히스 팀을 비롯한 6개 팀을 통합한 야심찬 계획을 진행하고 있으며, 예일대와 라이스대의 학자들은 지난해 분자로 이루어진 부품으로 컴퓨터를 조립하려는 목표를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국방연구계획과는 별도로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학자들도 E콜리 박테리아와 디지털 방식을 혼합해서 박테리아가 전자회로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MIT 팀은 또한 생물학적인 물질 위에 회로의 지도를 그리는 실험도 진행중이다. 이것이 실현된다면 살아 있는 세포가 디지털 논리회로로 작동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만들어진 ‘똑똑한’ 물질들은 새로운 형태의 페인트나 겔을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교통상황을 점검하는 컴퓨터 형태의 감지기를 통해 고속도로에 차선을 그릴 수도 있고 마룻바닥의 표면에 지극히 작은 작동기를 설치해서 먼지가 떨어졌을 때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자동으로 청소가 되도록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여러 방향에서 진행되는 연구와 관련해서 키쿠스와 히스 팀의 연구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자외선을 이용해서 실리콘에 회로를 새기는 현재의 방법 대신 화학적 방법으로 분자수준의 컴퓨터 부품을 만드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키쿠스는 MIT연구팀과 함께 자신이 개발한 분자 스위치 기술과 MIT의 생물학적 프로세서 기술을 합체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