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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7월 15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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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개막되는 제3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프로그래머 김홍준 감독(43). 1년동안 세계의 영화제, 영화시장을 돌아다니며 ‘영화 사냥’에 주력해온 그는 올해 100편가량의 영화제 출품작들에 대해 “진검승부를 해볼만한 영화들이 많다”고 자신했다.
“1년동안 세계의 판타스틱영화제에서 화제가 됐던 작품들은 거의 다 가져왔고 올해초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영화들이 칸 영화제를 거쳐 부천으로 직행했다”고. 판타스틱영화제는 인간의 꿈과 공상을 아름답고 기발하게 실현해낸 영화들의 축제. 그 본래의 목적에 맞게 자유분방한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대중적이며 미래 지향적인 영화들을 골랐다는 설명이다.
감독으로서의 본업을 잠시 접어두고 3년째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와 영화제 프로그래머로만 일하고 있는 그는 “영화를 포함한 문화 전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한국에서 영화제는 곧 문화운동”이라고 단언한다.
“영화제는 영화를 썩지 않게 하는 소금이나 마찬가지예요. 상업주의에 물들고 할리우드 영화에 지배당하면서 우리 영화문화는 획일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균열을 내고 다양성을 위한 저변을 넓히는 것이 영화제의 목표입니다.”
환상을 주제로 한 판타스틱영화제의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김감독은 자신의 변화도 실감한다. 그는 2편의 연출작 ‘장미빛 인생’과 ‘정글 스토리’에서 보여지듯 ‘판타스틱’과는 거리가 멀었던 감독.
“지금은 리얼리즘과 판타지의 거리가 멀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현실을 그냥 이야기하느냐, 우회해서 전달하느냐 하는 방법의 차이일 뿐이죠.”
여전히 직관보다 논리가 강해보이는 그는 “다음 영화를 연출할 때는 그런 변화가 반영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다.
▨ 김감독 추천 볼만한 「부천영화 10편」
「부천에서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영화들」10편(경쟁부문 제외)을 프로그래머 김홍준 감독의 소개로 뽑아보면….(괄호안은 제작국·영화제 상영일. 소개글은 영화제 자료집에서 발췌)
▽도미에(일본·18,22일 상영)〓수상한 소녀가 이끄는 호러의 세상
▽버팔로’66(미국·17,22일)〓밑바닥 인생들을 위한 따뜻한 로맨틱 코미디
▽벨벳 골드마인(영국·18일)〓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음악, 퀴어(동성애)영화
▽소사이어티(미국·19일)〓특수효과가 돋보이는 호러 판타지
▽아이 스탠드 얼로운(프랑스·23,24일)〓말 도살업자를 주인공으로 한 사회드라마
▽종종(프랑스·21,23일)〓프랑스 신세대 감독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감옥드라마
▽키스드(캐나다·19,23일)〓죽음에 가까이 가고 싶은 소녀 샌드라, 시체와 키스했다
▽하트(영국·심리스릴러 17,23일)〓이식된 심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심리스릴러
▽네비게이터(뉴질랜드·17,24일)〓뉴질랜드 뉴웨이브의 선두격인 스릴러
▽조용한 지구(〃·18,21일)〓전세계의 인간실종이후 유일한 생존자가 던지는 물음
▨ 출품작 12편 서울서 상영
부천영화제 출품작가운데 국내 미수입작 12편을 서울에서 상영하는 ‘피판 인 서울’이 26일부터 8월1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전영화전용관 ‘오즈’에서 열린다. 서울 상영작과 예매에 대한 문의는 02―3443―2695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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