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Business]「댈러스 부동산황제」페로 2세

  • 입력 1999년 7월 13일 18시 36분


로스 페로 2세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 컴퓨터 서비스 회사로 부를 축적한 아버지 로스 페로는 ‘내가 사업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이라는 글을 발표함으로써 자신이 아들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현재 페로 2세는 텍사스에서 주지사나 시장들보다도 더 큰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일류 부동산 개발업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가장 최근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댈러스 시내의 넓은 구역에 사무실빌딩 아파트 쇼핑센터 운동경기장을 짓는 것이다. 보좌관들과 함께 차를 타고 현장을 돌면서 페로 2세는 육교에 기업체의 로고 부착 등 세세한 점까지 자신의 계획을 열심히 설명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맨해튼의 웨스트 사이드 철도 기지가 있는 곳에 건물 두개를 완성하는 데 24년이 걸렸다. 그러나 페로 2세는 96년에 댈러스의 농구팀 매버릭스를 사들인 지 2년만에, 그리고 댈러스 시내를 변모시키는 작업에 첫 투자를 한 지 겨우 1년만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가 이처럼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들의 돈을 모아 부동산 개발에 나서는 다른 업자들과 달리 그는 예전에 아버지와 함께 부동산 투자를 해서 번 자신의 돈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로 2세는 원래 아버지의 컴퓨터 회사에서 영업 사원으로 일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84년에 아버지가 그 회사를 제너럴 모터스에 팔아버리자 그는 부동산 개발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텍사스주 포트워스 북쪽의 땅을 사들여 항공화물 전문 공항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90년대 들어 댈러스의 지도자들이 황량하게 죽어있는 시내풍경을 내다보며 한숨을 쉬고 있을 때, 그는 공항이 들어서면서 주변의 땅값이 치솟았다면, 스포츠 경기장이라고 다를 것이 없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는 매버릭스를 사들이고 댈러스 시내를 개발하겠다는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그리고 그는 경기장 건설 비용의 절반 이상을 시에서 부담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거절당하자 자신의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헬리콥터에 근교 도시의 시장과 TV기자들을 차례로 싣고 경기장이 들어설 만한 곳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유권자들을 동원해서 론 커크 댈러스 시장에게 압력을 넣기 위한 전략이었다. 결국 커크 시장은 시에서 1억2500만달러를 부담하고 페로2세는 1억500만달러를 지불한다는 계획에 동의하고 말았다.

페로2세는 이처럼 강한 추진력 때문에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다. 그러나 댈러스시는 그가 자신의 부와 가문의 명성, 그리고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 이상의 개발효과를 가져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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