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동물나라 이야기쟁이」

  • 입력 1999년 7월 9일 19시 30분


▼「동물나라 이야기쟁이」이지현 글/유진희 외 6명 그림/웅진출판/152쪽/7000원 ▼

아파트앞 노점에서 사온 병아리를 목욕시킨다며 샴푸를 들이붓는 아이.

강아지를 높이 들었다 떨어뜨린 뒤 다리를 절룩거리자 “고양이는 떨어져도 안 아파했잖아”라고 눈물 흘리는 아이.

동물을 다룬 텔레비전 다큐멘터리프로그램을 보여주거나 어쩌다 한번 동물원에라도 데리고 가지 않으면 애완견이나 모기 파리 바퀴벌레밖에 볼 수 없는 요즘의 아이들. 사람과 동물살이가 다르고 동물도 저마다 생존방식이 다르다는 ‘더불어살이’의 기초지식을 알려주기 어렵다.

그림동화로는 드물게 과학동화라는 장르명이 붙은 이 책. 동물생태를 알려주는 15편의 짧은 그림동화가 수록됐다. 4∼6세 어린이용.

동화의 주인공들은 그림책으로나마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곰 토끼 돼지 고슴도치 오리 고양이 등.

또 각 이야기들은 밥먹기 세수하기 잠자기 똥누기 등 아이들의 중요한 일상생활과 연결돼 있다.

너구리 결혼식에 초대받은 오리. 냇물에 목욕하고 부리로 깃털을 깨끗이 다듬었다. 뒤뚱뒤뚱 결혼식장으로 걸어가는데 돼지가 진흙구덩이에 뒹굴고 있다.

“아저씨 뭐 하셔요?” “응 너구리 결혼식에 가려고 목욕중이야”

돼지는 진흙을 말린 다음 흙을 말끔히 털어냈다.

조금 더 가니 비둘기가 온 몸에 모래를 끼얹고 있다. “나도 목욕중이야.”

늦잠 자는 고양이를 깨우자 후닥닥 일어나더니 앞발로 얼굴을 닦고 혀로 몸의 털을 깔끔히 다듬는다. “어때 멋있어졌지?”

각 장 끝에는 ‘동물의 자기보호’ ‘새의 먹이’ ‘곤충의 짝짓기’ 등 한쪽짜리 정보가 첨부돼 부모들이 읽고 보충설명을 해 줄 수 있다. 13×17.5㎝ 크기라 들고다니기 편하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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