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역도계 돌아온 「용팔이」 김용남씨

  • 입력 1999년 6월 28일 18시 58분


“제가 못이룬 올림픽금메달의 꿈을 후배들이 이룰 수 있도록 힘껏 돕고 싶습니다.”

87년 통일민주당 창당방해사건 당시 행동대장으로 잘 알려진 ‘용팔이’ 김용남(金龍南·49)씨가 30여년의 외도 끝에 ‘본업’인 역도계로 돌아온다.

91년 출소 후 햄버거체인점, 나이트클럽 등을 운영하다 지난해 대전 피카소관광호텔 대표이사가 된 그가 내달 7일 서울시역도연맹 부회장에 취임하는 것.

“실력은 있어도 생활이 어려워 운동을 중도에 포기하는 꿈나무들이 많습니다. 보약도 주기적으로 먹어야 하는데 비인기 종목인 역도의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는 60,70년대 현역시절 5년간 국가대표를 역임했던 유망주.

63년 중학교 재학 중 역도를 시작한 그는 남산공전 시절 타고난 힘과 기술로 전국체전에서 3년 연속 우승한 뛰어난 경량급 역사였다.

훗날 주먹세계에서 1대1로 싸워서는 한번도 진 적이 없다는 그의 신화(?)는 바로 역도로 갈고 닦은 순발력과 힘 때문. 그는국가대표시절당시같은 체급(67.5㎏급)의 원신희선수(현 한국체대교수)가 워낙 탁월해 항상 2인자로 처진 채 빛을 보지 못했었다.

그가 연맹 부회장직을 선뜻 수락한 것은 서울시 역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취약하기 때문.

“길을 가다가 불량청소년을 보면 나 자신의 후회스러운 과거가 떠올라 훈시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그는 고교 3년, 중학교 3년의 자녀를 둔 학부모로 최근 ‘학교폭력추방 시민운동본부’ 일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는 “훌륭한 역도인으로 올림픽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제는 후배들을 통해 그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