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꼴찌 해태 「대포」는 선두

  • 입력 1999년 6월 24일 18시 33분


드림리그 꼴찌 해태. 한국시리즈를 아홉차례나 거머쥐었던 명문구단으로서의 체면이 영 말이 아니다.

23일 현재 31승34패. 선두 롯데에 11게임이나 뒤지고 있다.

물론 해태가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는 부문도 있다. 다름아닌 홈런부문. 해태는 66경기에서 111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이는 ‘타격왕국’삼성(102개)보다도 9개나 많은 것. 126경기에서 94개를 기록했던 지난해와는 아예 비교가 안된다.

시즌초 김응룡감독은 양준혁을 볼 때마다 푸념을 하곤 했다.

연습때 양준혁이 홈런을 펑펑 터뜨리자 이에 자극받은 해태 타자들의 스윙이 갈수록 커졌다는 것.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홈런은 양준혁이 아닌 용병 샌더스와 홍현우가 앞장서 때려냈다. 샌더스와 홍현우의 홈런은 23일 현재 각각 23개, 20개로 이승엽(29개·삼성)에 이어 2,3위를 달리고 있다.

이밖에 올시즌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해태선수는 브릭스(14개) 양준혁(14개) 이호준(11개) 등 모두 5명. 삼성과 함께 가장 많다.

홍현우는 지난해 타율이 0.269(홈런15개)에 그쳤다. 그러나 홍현우는 지난달 22일 한화전에서 4번타자로 처음 올라선 다음 한달간 26게임에서 103타수 35안타, 0.340의 고감도 타격에 홈런을 10개나 몰아치며 거포의 이름을 되찾았다.

홍현우의 경우에서 보듯이 갑자기 힘을 발휘하면서 굽힐 줄 모르고 상승하는 것이 ‘해태의 힘’.

문제는 상승을 시작하는 때가 과연 언제냐 하는 것이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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