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도전21]삼성서울병원 심장팀

  • 입력 1999년 6월 22일 19시 26분


『관상동맥질환자가 매년 늘고 있습니다. 최근엔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심장을 움켜쥐고 실려오는 30∼40대가 많습니다.』

관상동맥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전달하는 두 가닥의 동맥. 혈관이 좁아져 심장이 비실비실한 상태가 되거나 (협심증) 혈관이 막혀 심장 근육이 멎는 것(심근경색)이 관상동맥질환.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심장팀은 관상동맥질환의 완치에 도전하고 있다. 94년10월 미국과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의사들로 이뤄진 팀. 최근엔 세계적 심장전문의 이종구박사가 ‘자문의사’로 합류했다.

팀은 응급치료와 가슴을 열지 않는 비외과적 시술법에 뛰어나다. 이 병원에서 가슴을 열지 않고 치료한 환자 891명의 상태를 1년 뒤 확인한 결과 80%가 재수술이 필요없는 상태. 미국의 일류병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심장발작이 온 상태에서 기절한 경우 보통 80% 이상이 치료 중 숨졌지만 이 팀은 최근 사망률을 10%대로 끌어내렸다.

지난해엔 환자의 가슴을 연 다음 심장에 레이저를 쏘아 자극을 주는 방법으로 막힌 관상동맥 주위에 새 혈관이 생기도록 하는 ‘경심근 레이저 혈류재건술(TMR)’을 국내최초로 도입해 다른 치료법으로는 가망이 없는 환자 10명을 살렸다. 허벅지로 관을 넣어 심장 안에서 레이저를 쏘는 ‘경피적 레이저 혈류재건술(PMR)’도 연구 중. 최근 유전자를 이용한 관상동맥질환 치료법의 동물실험에 성공했다.

★‘토털 사커’★

팀원들은 미국 조지타운대와 국내의 서울대병원 부천 세종병원 등에서 활약했던 의사들. 전 팀장인 이원로교수는 “심장분야는 세분화돼 있어 명의 한 사람에 의존하기 보다는 각 분야 전문가가 토털 사커식으로 움직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팀은 매일 오전7시반과 오후4시반 15명씩 모여 검사법과 시술법을 정한다. 또 매주 두 차례 정보와 연구성과를 나눈다.

★돌연사 줄일 수 있다★

팀원은 “심장발작 뒤 1시간마다 숨질 확률이 10%씩 높아지므로 가슴이 30분 이상 아프면 재빨리 병원에 가야하며 늦어도 6시간 이내에 도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통증은 사람마다 다르다. 대부분 가슴 가운데가 꽉 누르듯 아프고 양쪽 어깨로 통증이 뻗치면서 식은땀이 나지만 목이나 이빨 턱이 아프면서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다른 흉통과 다른 점은 움직일수록 통증이 심해진다는 것.

채팀장은 “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이 느닷없이 가슴이 아프면 관상동맥질환을 의심해야 한다”고 설명. 특히 스트레스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호르몬 ‘카테콜라민’이 많아져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며 5∼6년 계속되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된다.

채팀장은 “기하학 공식인 ‘포아제의 법칙’에 따르면 혈관의 지름이 반으로 줄 경우 피가 흐르는 속도가 16분의1로 떨어지고 심장은 더 많은 펌프질을 하느라 피곤해진다”면서 “제때 스트레스를 풀어야 돌연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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