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이종호/ SF장편소설 「피라미드」

  • 입력 1999년 5월 21일 19시 28분


건축공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박사가 ‘SF장편소설’을 펴냈다. 5천년의 시간과 11.8광년의 공간을 넘나드는 우주 삼국지인 ‘피라미드’(새로운사람들, 자작나무 공동 출간).

저자인 이종호씨(51·한국이동에너지연구소장)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우수연구원으로 선임된 후 프랑스에서 카오스 이론에 의한 유체이동 연구로 과학국가박사학위를 취득한 공학박사.

소설을 써보기는 처음이다. 그러나 자신만만하다. 이 책은 혜성충돌로 폐허가 된 행성 ‘알프’의 5천년에 걸친 재건 프로젝트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집트 신화와 첨단과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알프를 재건하려는 세력과 지구를 정복하려는 세력, 지구를 방어하려는 세력 등 3자간의 대회전입니다. 견제와 균형의 수많은 전략이 오고가는 우주 삼국지인 셈이죠.”

총 12권 중 제1부(4권)가 나왔는데도 벌써부터 정보통신업체인 ‘미디어프리’와 컴퓨터그래픽 회사인 ‘모투스’가 합작해 이 책의 내용을 토대로 3D컴퓨터게임과 애니메이션 제작에 들어갔다. 올해 11월에는 50권짜리 만화로도 출간될 예정. 총체적 문화 콘텐츠 산업을 겨냥한 출판인 셈.

집에 1천여권의 만화책이 꽂혀 있을 정도로 만화광인 그는 “컴퓨터 게임이든 영화든 원전(原典)의 창작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프랑스 유학시절 이집트 피라미드 등 고대문명의 불가사의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그는 지난달 ‘현대과학으로 다시 보는 세계의 불가사의 21가지’ ‘현대과학으로 다시 보는 한국의 유산 21가지’를 출간했다. 위대한 과학자이면서도 대중적 글쓰기로 과학의 대중화를 이뤄냈던 아시모프와 칼세이건을 가장 존경한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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