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創學 50돌 맞은 조영식 경희학원 이사장

  • 입력 1999년 5월 19일 19시 39분


『21세기 시민 사회의 중심에 경희대가 서 있을 겁니다.』

경희학원 조영식(趙永植)이사장에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 18일 경희대가 창학(創學) 반세기를 맞았고 10월에는 평생을 바쳐온 NGO(비정부기구)활동의 결정체인 ‘세계NGO대회’를 여는 ‘겹경사’를 맞았기 때문.

49년 5월18일 ‘신흥초급대학’을 모태로 출발한 경희대는 반세기만에 3개 캠퍼스와 양 한방, 치과병원을 구비한 경희의료원까지 갖춘 종합대학으로 성장했다. 경희대의 이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조이사장이 있음은 물론이다. 그는 지난 50년간을 ‘형극(荊棘)의 길’이라고 말했다.

“해방후 자유를 찾아 월남한 뒤 교육사업을 결심했어요. 교육이 없으면 나라의 부흥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믿었지요.”

전쟁와중인 51년 부산. 조이사장이 3개과 2백여명의 학생이 전부인 경희재단을 부채 1천5백만원을 떠안는 조건으로 인수하자 모두 “미친 짓”이라며 말렸다. 그러나 그는 나름대로의 ‘비전’을 세웠다. 전쟁이 끝난 후 ‘1차 5개년 건설계획’을 세우고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 25만평의 땅을 확보해 본관을 짓기 시작했다.

사회가 어수선해지면서 고난과 역풍도 적지 않았다. 살벌하던 5·16직후의 일화 하나.

“쿠데타 주역측에서 ‘혁명동지회’의 의장을 맡아달라는데 거절했더니 총장직을 빼앗더군요.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폐교결의로 맞서 물리쳤죠.”

조이사장은 55년 경희대 총장에, 61년에는 이사장에 취임해 학교를 운영해오다 93년 8월부터는 총장직을 사임하고 이사장만으로 재직 중이다. 그는 ‘시민의 힘으로 건설한 민주주의’를 신봉한다. 그래서 65년 세계대학총장회의(IAUP)를 결성하는 등 NGO활동에도 각별한 애정을 쏟아왔다. 조이사장은 올해 10월10일부터 일주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21세기에 있어서 NGO의 역할과 임무’란 주제로 열리는 서울NGO대회의 공동총재직을 맡고 있다.

서울NGO대회는 각 분야의 전세계 NGO들이 모여 NGO의 위상과 역할을 점검하는 대회로 지금까지의 연대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새로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

“21세기 최고의 권력인 시민단체들의 역량을 집결시키고 단체간의 연대를 통해 분쟁없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이번 대회의 취지입니다.”

21년 평북 운산출생인 조이사장은 50년 서울대법과를 졸업한 뒤 밝은사회국제클럽총재,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위원장, 세계대학총장회의 영구명예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저서로는 ‘세계평화대백과사전’ 등이 있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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