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수원 박건하-부산 권해창 「오뚝이」 대결

  • 입력 1999년 5월 17일 19시 28분


『병마야, 물렀거라.』

16일 99대한화재컵 프로축구 준결승에서 팀의 결승진출을 이끈 수원 삼성의 박건하(28)와 부산 대우의 권해창(27)은 오랜 병마를 이겨낸 ‘그라운드의 오뚝이들’.

둘은 19일과 23일 벌어지는 최종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축구명문 거제고와 아주대를 거친 권해창. 그는 95년 부산 대우 입단때만해도 촉망받던 대어였다.

그런 그가 오랜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던 것은 바로 부상때문. 지난해까지 사타구니 근육 통증에 시달려온 그는 유명 병원이란 곳은 안 가본 데가 없었다.

2년을 허송세월한 그는 97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일본으로 건너갔고 지난해 봄 완쾌돼 돌아왔다. 그러나 병은 완쾌됐지만 문제는 제대로 축구를 할 수있는 몸상태.

아니나다를까. 감각이 떨어진 그는 8경기 교체를 포함, 단 9게임밖에 뛰질 못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은 그는 ‘병도 이겨냈는데’라는 자신감으로 1대2로 뒤져 패색이 짙던 준결승에서 당당히 제몫을 했다. 경기막판 수비수 2명을 제치며 통쾌한 오른발 슛을 성공시켜 팀을 기사회생시킨 것. 특히 5년만에 맛본 프로 첫 골이었다.

한편 박건하는 실업팀 이랜드에서 뛰다 늦게 프로에 입문, 96년 14골로 신인왕을 차지한 바있는 전문골잡이.

그러나 늘 체력이 문제였다. 그는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예선 대표팀 멤버로 뽑혔지만 프랑스로 가기 두달전 체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또하나 문제는 특유의 예민한 성격. 조금만 신경을 써도 신물이 올라오는 신경성 위궤양 증세로 밥을 제대로 삼키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달라졌다. 위궤양도 완쾌됐고 정신적으로도 안정을 되찾았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그는 준결승에서 팀의 2득점에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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