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60대에 매킨리峰 등정 美 스팀슨 불리트

  • 입력 1999년 5월 17일 19시 28분


팔순이면 대문 밖에 신문 가지러 가는 일마저 힘겹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79세에 아슬아슬한 암벽 코스를 누비는 할아버지가 있다.

등산전문 인터넷신문인 마운틴존에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스팀슨 불리트의 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지역방송사 사장을 지낸 그는 친구들이 힘든 운동에서 슬슬 손을 뗄 무렵인 50세부터 등산에 관심을 갖게 됐다. 10여년의 등산경험을 바탕으로 62세때에는 세 번의 도전 끝에 6천1백94m의 북미 최고봉 매킨리를 정복했다.

불리트는 ‘못말리는 할아버지’였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66세때에는 숫제 암벽등반가로 나선 것. 주로 단독등반을 즐긴다. 그의 등정 리스트에는 보낸자봉, 프루식봉, 챌린저산 등 암벽등반가들이 한번쯤 오르고 싶어하는 험한 봉우리가 즐비하다.

등반 파트너인 50대의 베테랑 클라이머는 “스무살 연상의 그가 항상 먼저 오를 정도로 등반솜씨가 좋다”고 칭찬한다. 탄탄한 몸매는 젊은이의 몸매를 뺨칠 정도여서 해변에 그가 나타나면 젊은 여자들도 넋을 잃고 바라본다는 것이다.

불리트는 “언제까지 등반을 계속할 것이냐”는 인터넷신문 기자의 질문에 “체력이 허락할 때까지 등정의 기쁨을 얻기 위해 계속 오르겠다”고 말했다.

젊은 시절 그는 미 뉴욕타임스가 극찬한 베스트셀러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란 책도 펴낸 적이 있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60년대후반 시애틀시에서 킹TV방송사를 경영할 때에는 반전 캠페인을 벌인 선구자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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