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여상 교사들, 학생들에 스승의날 선물줘

  • 입력 1999년 5월 10일 19시 32분


충북 청주시 청주여상(교장 한경갑·韓京甲) 교사들은 스승의 날을 맞아 오히려 학생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를 6년째 열고 있다.

이 학교 교사 50여명은 최근 청주시 모충동 교내 운동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체육대회를 마친 뒤 ‘선물 전달식’을 가졌다.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추첨함에서 뽑아 수상자 이름을 호명할 때마다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수상자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 학급에서는 “주최측의 농간이다”라는 등의 애교어린 ‘항의’가 나와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교사 1인당 1∼3점씩 마련한 선물은 전체 1천1백여명의 학생 가운데 10%인 1백10여명에게 돌아갔다.

이들 선물은 주로 교사들이 평소 고이 간직해온 소장품이나 직접 고른 책 등이다.

미술을 가르치는 김기현(金起玄)교사는 1주일 동안 꼬박 작업을 해 완성한 수채화 2점을, 야구광인 사회담당 최병탁(崔炳卓)교사는 어렵게 얻은 박찬호선수의 사인볼을 선뜻 선물로 내놓았다는 것.

이날 선물을 받은 3학년 연경민(延炅民·17)양은 “선생님이 정성껏 마련한 선물을 받은 뒤 더욱 선생님을 좋아하게 됐다”며 “이같은 행사를 다른 학교 학생들이 매우 부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교장은 “선생님들이 선물을 받기보다는 제자사랑을 통해 참 스승의 자세를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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