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챔피언스컵]인터밀란 8강전『오! 호나우두』

  • 입력 1999년 3월 11일 19시 25분


“운만으로는 안된다. 우리에겐 기적이 필요하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명문 인터 밀란의 미르세아 루체스쿠감독.

1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준결승 2차전을 앞두고 있는 그는 요즘 팀의 간판인 호나우두를 보고 있노라면 입술이 바짝 바짝 타들어간다.

9일 이탈리아컵대회 파르마전에 호나우두를 15분간 출장시켰으나 무릎부상에서 완쾌됐다는 조짐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는 컵위너스컵 유럽축구연맹(UEFA)컵 등 유럽 3대 타이틀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유럽의 월드컵’.

인터 밀란은 지금까지 이탈리아 세리에A(1부 리그) 13회 우승의 찬란한 금자탑을 쌓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전설의 득점왕 마졸라가 활약했던 64, 65년 두차례 정상에 오른 이후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반면 같은 밀라노 연고팀인 AC밀란은 89, 90, 94년에 연달아 이 대회 정상에 올라 인터 밀란의 체면은 상대적으로 구겨진 상태.

인터밀란은 이 대회 우승을 목표로 지난해까지 호나우두를 비롯해 로베르토 바조(이탈리아) 사모라노, 벤토라(이상 칠레) 조르카에프(프랑스) 사네티, 시메오네(이상 아르헨티나) 등 쟁쟁한 세계적 스타를 끌어모아 초호화 군단을 구축했다.

그러나 3일 열린 맨체스터와의 준준결승 1차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달리고 있는 요크(트리니다드토바고)에게 2골을 허용, 4강 진출마저 위태롭게 됐다.

이날 인터밀란은정예멤버가 모두 출전했지만호나우두의 공백을 메우기에는역부족이었다.

괴롭기는 호나우두 역시 마찬가지. 호나우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난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간청, 무릎부상 완쾌 기원까지 받았을 정도.

맨체스터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등 전통의 강팀과 나란히 8강에 오른 인터 밀란은 대회 개막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이제는 4강 문턱을 넘기에도 숨이 찬다.

마지막 희망은 역시 호나우두. 그의 무릎이 완쾌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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