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산전수전」주연 김규리

  • 입력 1999년 2월 25일 19시 24분


TV드라마나 쇼에 비치는 김규리(20)는 깍쟁이같다. SBS‘사랑하니까’에서 대학입시 공부 대신 결혼을 하겠다고 나서 홀아버지의 속을 뒤집는 재수생 역할을 한 것이 대표적.

그래서일까. 영화 ‘산전수전(山錢水錢)’제작진이 김규리를 캐스팅해 놓고서 젊은층을 대상으로 “김규리의 어떤 모습을 보고 싶습니까”하고 설문조사 했더니‘망가지는 모습’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깍쟁이같은 여배우가 골탕먹는 것을 보고 싶었던 모양.

27일 개봉되는 영화 ‘산전수전’에서 김규리는 산전수전(山戰水戰)을 다 겪으면서 철저히 망가지는 여주인공 아현으로 등장한다. 그것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돈때문에.

“물욕이 강한 여자는 아니예요. 우표수집하듯이 정말 돈이 좋아서 구겨지면 다리고, 세어보고, 모으는 여자죠.”

성격도 참 이상한 여자다. 그래서 이름붙여진 이 영화의 장르가 ‘캐릭터 코미디’.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처럼 등장인물의 별난 성격에 의해 전개되는 영화로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장르”라는 것이 김규리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일본영화 ‘비밀의 화원’의 판권을 사서 만들었다. 배우와 감독만 바뀌었을 뿐 내용은 똑같다. 화면도 거의 같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

김규리는 “원작 영화를 꼼꼼히 보면 연기에 영향을 받을까봐 대충 어떤 내용인지만 알려고 테이프를 빨리 돌려가며 보았다”고 했다. 그러나 영화사가 내놓은 자료처럼 ‘월악산 망폭대의 80m가 넘는 절벽타는 장면을 특수장비도 없이 촬영’한 것은 아니라는 화통한 고백. “이렇게 솔직한 나를 보고 새침떼기라니요?”하더니 ‘산전수전’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1m66에 48㎏. 3월이면 중앙대 연극영화과 신입생이 된다.

〈김순덕기자〉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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