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시장이 바뀐다 10]「지역-고객밀착형 사업」

입력 1999-01-25 19:30수정 2009-09-2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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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쿠시마(德島)현을 기반으로 하는 중견 슈퍼업체 요크베니말은 이 지역에서 운동회나 축제가 열리면 반드시 주변에 임시 매장을 차린다.

진열하는 상품중 30%는 반드시 해당 지역과 관련있는 것을 준비한다.

이러다 보니 주민들은 ‘요크베니말은 우리동네 회사’라고 여기게 된다.

이처럼 ‘여건밀착형 경영’을 한 덕분인지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해 두배로 뛰었다. 전후 최대의 불황이었다는 작년에 첨단업종도 아닌 소매업체의 주가가 이렇게 뛰자 일본 재계에서 화제가 됐다.

일본에서 최근 문을 연 간병업체 ‘콤슨 가고시마’는 간병인을 채용하면서 모두 가고시마(鹿兒島)출신을 뽑았다.

“사투리가 극심한 고령자를 돌보려면이 지방출신이 아니고는의사소통조차힘들다”는것이이 회사의 설명이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분양한 부산 부곡동의아파트에 정수(淨水)시스템을 기본사양으로 설치했다. 낙동강 오염에 진저리가 난 이지역 주민들의 숙원이 ‘깨끗한 물’이라는 점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이었다.

이 회사는 작년말 경기 용인 수지지역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지역 특성을 고려해 컴퓨터통신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광통신망을 깔아주기로 했다.

지난해 여름 우리나라 대도시 주택가의 백화점들은 냉방에 유난히 신경을 썼다. IMF사태에 폭우까지 겹치자 휴가때나 쉬는 날 집 근처 백화점에서 더위를 식히고 눈요기도 하며 피서를 대신하려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

모두가 큰돈 들이지 않고 주위 여건에 낙지처럼 밀착해 서비스 내용을 아메바처럼 바꾸는 고객지향 마케팅 사례들이다.

고객의 새로운 요구를 재빨리 수용하는 서비스 상품도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요즘 ‘난데모야(무엇이든)’라는 서비스가 유행이다.

고객이 요구하면 집안일 아이보기 집수리 납골당관리 정원손질 등 어떤 서비스든 해준다. 전문화가 극한까지 진척되면서 ‘내 분야’외에는 아예 잊어버리고 싶어하는 ‘신인류’를 위한 서비스다.

‘낙지형 경영’의 응용은 인사관리에도 적용된다.

“열심히 일해 임원이 되겠습니까, 아니면 승진은 늦더라도 사생활을 더 중시하겠습니까.”

일본의 가스석유기기 제조업체 노리쓰사에 입사한 신입사원은 출근 첫날 회사로부터 △일반코스 △사장코스 △지역밀착코스 △전문가코스 등 4가지 코스를 제시받는다.

출세냐 사생활이냐. 자신의 인생관을 중시하는 신세대의 특성에 맞추고 조직의 활성화도 꾀하자는 이 인사제도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라이 다카지(新井隆二) 요크베니말 상무는 “기업이 여건에 밀착하지 못하면 망하는게 당연합니다”라고 강조한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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