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새언니, 산후조리후 소풍가요』

  • 입력 1999년 1월 12일 19시 39분


새언니, 둘째딸 순산하신거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언니의 건강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걱정이지만 아기가 잘 자란다니 식구들은 기쁜 마음입니다.

언니가 시집온 지도 벌써 4년째. 처음 인사왔을 때 나보다 한살이 적어 관계가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언니의 선한 인상에 금방 친근감이 들었어요.

식구 많은 집으로 시집와 다른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고생 많았지요. 오빠 내외가 분가해 살고 있지만 맏며느리의 심적 부담은 여전히 크다는 걸 잘 알아요. 우리집에 안부 전화도 자주 하고 집안 대소사를 챙기는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시누이라 시어머니 편든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언니가 시부모 잘 모시려는 것만큼이나 우리 어머니도 언니에게 잘 하려고 노력한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언니가 첫딸 낳았을 때 어머니와 내가 쇠꼬리 사들고 언니집에 갔던 것 기억해요. 우리는 출산뿐만 아니라 실은 언니의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갔던 것인데 막상 생일 축하한다는 말은 빼놓고 와서 웃은 적이 있어요.

언니, 우리 식구는 무뚝뚝해서 속내를 잘 표현하지 못해요.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끈끈하답니다. 전화로 들리는 언니의 목소리가 조금만 기운이 없어도 어머니는 언니에게 무슨 불편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닌지 늘 걱정하십니다.

앞으로도 시누이 올케가 아니라 친자매처럼 다정하게 살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요. 언니의 건강이 빨리 회복돼 새봄에는 소풍이라도 함께 갔으면 좋겠어요. 언니, 몸조리 잘 하세요.

김명희(서울 은평구 불광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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