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쉼터]밤섬 철새조망대

  • 입력 1999년 1월 7일 19시 27분


맨눈으로 보면 잡풀만 무성한 ‘흙무덤’처럼 보인다. 그러나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포근한 보금자리다. 서울 여의도 부근 한강 한가운데의 밤섬이다. 대도시 한복판에 자리잡은 철새도래지로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이 곳. 그 생김새가 알밤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정겹다.

68년 여의도개발 시작 전만해도 4백여명의 어부가 살던 이 섬. 그러나 모래와 자갈을 파내느라 곳곳을 폭파하는 바람에 주민들은 섬을 버려야 했다. 그뒤 버려진 섬은 퇴적물이 쌓이며 철새도래지로 모습을 바꿨다.

방학을 맞아 아이들을 데리고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 있는 ‘밤섬 철새조망대’를 찾아보자.

강변에는 40배율의 망원경 6대가 설치돼 있다. 들여다 보면 새 깃털을 올올이 확인할 수 있을만치 가까이에서 새를 볼 수 있다. 안내원의 설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현장이다. 이곳 안내원은 대학에서 새의 생태를 전공하는 학생들이다.

밤섬은 윗섬과 아랫섬으로 나누어진다. 면적은 4만7천여평. 논병아리 청둥오리 쇠오리 댕기흰죽지 고방오리 등 겨울철새와 재갈매기 말똥가리 등 텃새 총 25종 9천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운이 좋으면 천연기념물 황조롱이(323호)와 원앙(327호)도 만날 수 있다. 밤섬은 여름철새에게도 좋은 휴식처다. 밤섬 철새의 이사철은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3월. 겨울철새가 떠나간 자리에 할미새 개개비 뻐꾸기 등 여름철새가 날아든다. 여름철새는 초여름 산란하고 새끼를 키운뒤 10, 11월경 남녘을 향한다.

▽개 장〓2월28일까지(월요일 쉼). 이용시간은 오전 10시∼오후 4시. 무료.

▽가는 길〓일반버스 3,9,30,77,119,120,326번이나 좌석버스 30번을 타고 여의도순복음교회앞 승강장에서 내려 3분만 걸으면 된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서강대교 방면으로 걸어서 7분 거리.

▽철새모이주기행사〓14일 오후 2∼6시 밤섬 아랫섬. 섬 출입은 엄격히 통제되지만 이날 만큼은 들어갈 수 있다. 12일까지 접수. 대상은 어린이 2백명. 한강관리사업소 환경과 02―791―0754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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