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족발체인점 (주)선한이웃 최한권사장

  • 입력 1999년 1월 3일 19시 18분


‘손님을 정성껏 맞는다’는 의미의 ‘마지하오’란 브랜드로 무점포 족발배달 체인점사업을 벌이고 있는 ㈜선한이웃(02―903―7293)의 최한권(崔漢權·42)사장.

회사이름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그는 ‘사장님’보단 ‘목사님’으로 더 많이 불린다. 원래 직업이 족발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목사이기 때문.

그는 94년 교회 교인들의 사업에 잘못 보증을 섰다가 애써 모은 전 재산과 집, 심지어 교회마저 잃었다. 당장 처자식을 먹여살리기조차 힘겨웠다.

▽직업엔 귀천 없다〓평생 신학만 공부한 그에겐 별다른 기술이 없었다. 아주 우연히 그는 족발배달업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 집에서 주문을 받아 고기를 썰어 오토바이로 배달해주면 되기 때문에 ‘소자본 무점포’로 시작할 수 있었기 때문.

▽사업엔 ‘푹’빠져야〓“이왕 시작한 장사,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게 최사장의 신념. 주위의 반대도 많았고 요리 한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지만 우선 전국을 돌아다니며 좋은 족발재료를 구하고 고기를 맛나게 삶은 법, 모양나게 써는 법 등을 부인과 함께 밤낮으로 연구했다.

그러나 처음 시작한 장사라 시행착오가 많아 몇 번이나 때려치우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부인과 아이들이 곁에서 힘이 돼주었다.

▽‘고객만족’을 배달하라〓그의 성공비결은 ‘고객만족’. 족발이나 보쌈을 주문하면 이 회사는 평소에는 생활한복, 요즘은 산타복장을 한 직원이 찾아와 눈 앞에서 족발고기를 썰어 대접한다. 꽃을 선물하거나 큰 절을 하고 손님과 정다운 대화를 잊지 않는다. “맛있는 음식은 기쁜 마음에서 시작한다”는게 그의 장사철학이다.

▽프로만이 성공한다〓족발배달을 시작한지 10개월. 95년에 족발공장까지 차린 최사장의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사업 노하우를 배우러 사람들이 몰려왔다. 지금까지 그의 도움을 거쳐 족발배달점을 차린 사람만 해도 2백명이 넘는다. 최사장은 재작년 11월 선한이웃을 설립, ‘마지하오’라는 족발배달 프랜차이즈사업을 새로 시작해 1년만에 전국에 65개점을 확장했다. IMF시대 소자본 창업을 위해 체인점당 창업비용은 불과 3백70만원 정도. 이제 구멍가게 규모의 족발배달업에서 전문적인 프랜차이즈회사를 낸 국내 최고의 ‘족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요즘은 평일에는 사업가로,주말에는 서울 중계동 성산교회 목사로 쉴 틈없이 일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21세기창업경제연구소를 설립해 예비창업자들에게 무료창업상담까지 해주고 있다.

그는 ‘사랑의 점포연결 운동’을 곧 벌일 계획이다. IMF한파에 가게는 있으나 장사가 안되는 사람과 점포는 없으나 영업력있는 사람을 서로 연결해 사업에 활력을 주자는 아이디어. “사업에서 번 돈으로 소외된 이웃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게 그의 남은 꿈이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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