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메달독식 한국볼링, 동메달은 양보?』

  • 입력 1998년 12월 11일 19시 04분


‘메달을 나눠 가지는 것이 방콕아시아경기의 정신인가.’

한국이 동메달 1개를 도둑맞았다. 방콕아시아경기 조직위원회는 11일밤 한국이 여자볼링 개인전에서 따낸 동메달을 4위를 한 말레이시아 선수에게 넘기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직위원회 산티팝 테자바니자 대회운영위원장은 “아시아경기 볼링 개인전 국가별 엔트리는 3명이지만 메달은 2개만 인정된다”며 “한국은 금, 은메달을 땄기 때문에 차미정의 동메달은 무효”라고 밝혔다.

테자바니자 위원장은 “이같은 규정은 이미 94년 히로시마대회때 각국 올림픽위원회에 통보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왜 이렇게 됐을까. ‘아시아인의 화합을 위해 특정국이 메달을 독식했을 경우 이를 양보해야 한다’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규정이 문제.

그러나 OCA의 규정은 강제 규정이냐 권유 사항이냐가 분명치 않다. 한국선수단이 대회조직위의 조치에 불응, 시상식까지 거부하며 거세게 항의했던 것도 이때문이다.

대한볼링협회 김동현 사무국장은 “90년 베이징대회때 남자양궁이, 94년 히로시마대회때는 여자양궁이 메달을 독식했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태권도에선 종주국인 한국이 금메달을 독식하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대회조직위가 출전국에 남녀 16개 체급중 12체급까지만 출전토록 했다.

〈방콕〓김화성기자〉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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