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아시아경기]「無籍」 유남규 금메달 보인다

  • 입력 1998년 11월 27일 19시 10분


남자탁구 간판스타 유남규(30). 그의 소속은 ‘서울OB’다.

이를 뒤집으면 무적선수. 지난해 12월 소속팀 동아증권이 문을 닫으면서 그는 실직자가 됐다. 그의 한달 수입은 탁구협회에서 지원금조로 주는 50만원이 전부.

그러나 실직의 아픔도 유남규의 탁구 열의를 꺾지는 못했다. 그는 방콕아시아경기 대표선수. 86년 서울아시아경기부터 이번 대회까지 4회 연속출전으로 국내선수중 최다연속출장 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그동안 아시아경기에서 딴 메달은 금메달 3개 등 모두 12개.

유남규가 이번 대회에 남다른 집념을 보이는 이유는 실직의 아픔보다는 ‘노쇠기미가 뚜렷한 별볼 일 없는 선수’라는 일부의 비아냥때문.

유남규는 23일 방콕아시아경기 마지막 전력점검무대인 스웨덴오픈에 참가하기위해 출국하면서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방콕대회 뿐만 아니라 다음 대회에서도 우승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 그의 다짐.

그가 우승을 확신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그는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생전 처음 야간산악훈련을 자청해 구슬땀을 흘렸다.

한때 세계7위까지 올랐던 그의 현재 랭킹은 25위. 그러나 그는 지금 전성기 체력의 80%이상을 되찾았다고 확신한다.

유남규는 93년 올스타서킷 우승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다르다. 천적인 중국의 왕타오(세계랭킹7위)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우승 가능성은 더욱 크다.

88서울올림픽 남자단식 결승에서 김기택을 꺾은 뒤 두 손을 치켜든 채 코트바닥에 누워버렸던 유남규. 이제 곧 그 환희의 장면을 다시 보게 된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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