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직장을 갖고 있고 만혼에 애들마저 늦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우린 작년과 올해 연년생 아들을 갖게 됐소.
산후조리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당신. 낮에는 큰애를 돌봐야 하고, 밤에는 둘째녀석의 보챔에 시달리는 당신. 남편 아침준비에 충혈된 눈으로 냉장고 문을 여는 당신. 낮에는 좀 잤나 싶어 전화해 보면 잠자는 것 포기했다며 그냥 웃는 당신.
그러나 어제 나는 당신이 고생하는 걸 잘 알면서도 불쑥 당신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소. 늦게 시작한 대학원 공부, 집에서 책 한권 볼 수 없는게 마치 당신과 연년생 아들 녀석들 탓이라는 생각에 그만 짜증을 냈소.
여보. 어려운 때일수록 가족의 사랑과 후원이 최고라는 걸 느낍니다. 당신의 고생을 꼭 보상해 주리란 각오도 한답니다. 당신에게 못된 소리를 해댄 남편이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소.
당신 산후조리 끝나고 복직할 때 예쁜 옷 한벌 해주리다.
김성용(서울 강남구 도곡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