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답게 튀어보이고 싶었기 때문일까. 공교롭게도 동료 용병 싱글튼과 벤자민까지 노랗게 염색한 머리로 19일 SBS스타즈전에 출전해 주희정도 이런 오해를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자꾸만 위축되는 자신을 추스르기 위한 긴급처방이 바로 머리염색이다.
삼성은 포인트가드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올시즌 양경민을 나래에 양보하면서까지 주희정을 영입했다. 그는 97∼98시즌 신인왕. 그러나 펄펄 날던 나래 시절과는 달리 삼성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자꾸 눈치를 살폈다.
전창진 수비코치는 “주희정이 17일 기아엔터프라이즈와의 부산경기에서 자신때문에 팀이 졌다고 자책한 직후 머리를 물들였다”고 말했다. 그 ‘약발’때문인지 SBS전에서의 그의 플레이는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았다.그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삼성의 김동광 감독이 SBS전이 끝난 뒤 한마디를 던졌다. “주희정! 아까 패스미스는 너답지 않았어.”
꾸중을 듣고도 싱긋 웃는 주희정. 이제 그의 활기찬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안영식기자〉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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