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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20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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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11시50분. 인천 부평구 부평동 ‘형제의 집’에서는 1백50여명의 노인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형제의 집’은 인천 부평 대한극장 대표 김운봉(金雲奉·54) 외국어학원 원장 운섭(雲燮·53) 인천시의원 용구(龍龜·51)씨 등 50대 삼형제가 점심을 굶는 노인들을 위해 남몰래 운영하고 있는 무료급식소.
이들은 지난해 3월 인천 부평구 부평전철역에서 동쪽으로 3백m 떨어진 곳에 있는 60여평의 창고를 개조,‘형제의 집’을 열고 노인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있다. 월 수 목 금요일 등 일주일에 네번 오전 11시 반부터 점심을 제공한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1백여명의 노인이 찾아왔으나 IMF한파가 몰아닥친 지난해 말 부터 이곳을 찾는 노인이 늘어나 요즘은 하루 1백50명에 이른다.
큰형 운봉씨는 “밥을 짓는 75인분 가스솥이 두개밖에 없어 한꺼번에 1백50명이상은 식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오전 9시반에 번호표를 나눠드리고 있다“며 ”늦게 도착해 번호표를 받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는 노인을 볼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수요일에는 삼형제 부인과 친척 등 7명, 나머지 요일에는 △부평4동 천주교회 △부개 감리교회 △부평 중앙교회 등 3개 종교단체 여성 자원봉사자 10∼13명이 돌아가며 음식을 준비한다.
막내인 용구씨는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봉사’를 실천하자는데 형제들이 합의해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522―0545
〈인천〓박정규기자〉roche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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