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컴퓨터 벤처기업 「꿈의 데뷔무대」

  • 입력 1998년 11월 15일 1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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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컴퓨터쇼 컴덱스(COMDEX). 79년 미국에서 처음 전시회가 열린 이후 정보통신 관련 업체와 PC마니아에게 컴퓨터의 미래를 가늠케 해주는 가장 유명한 행사다.

95년 재일교포인 일본 소프트방크 손정의회장이 미국 인터페이스그룹으로부터 컴덱스 개최권을 인수한 이래 이 행사는 컴퓨터 전시회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세계 18개 나라에서 거의 일년 내내 열리는 컴덱스 행사중 가장 주목받는 행사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11월 열리는 ‘가을 컴덱스’. 라스베이거스는 정보통신의 메카 실리콘밸리와도 가까워 해마다 세계 각국에서 20만∼30만명의 참관객이 몰린다. 국내에서도 매년 2만명이 이 행사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손정의회장이 처음 개최한 95년 컴덱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작‘윈도95’를 발표한 행사. 당시 가을 컴덱스는 윈도95와 관련된 새로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가 봇물처럼 발표돼 누구나 MS의 세계시장 제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불과 1년후 판세는 달라졌다. 96년 가을 컴덱스에 ‘인터넷’이란 복병이 등장했기 때문. 넷스케이프의 마크 앤드리슨이 컴덱스 스타로 급부상하고 지구촌을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는 인터넷 부문을 놓고 세계 정보통신업체들이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작년 컴덱스에서도 인터넷 파워는 엄청났다. 1백50개국 2천1백여 참가업체 대부분이 다양한 인터넷,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뒤늦게 인터넷 시장에 뛰어든 MS도 인터넷 위주의 운영체제 ‘윈도98’ 시제품과 ‘익스플로러’를 내놓고 시장 탈환에 본격 나섰다.

전문가들은 올해 컴덱스 역시 인터넷 부문이 PC시장의 주류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컴덱스는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듯 무명의 벤처기업이 세계적인 초대형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데뷔무대. 컴덱스에 참가하는 업체의 3분의 2는 늘 벤처기업이다.

컴덱스 행사에는 뉴욕 월스트리트의 내로라하는 벤처캐피털회사들에서부터 세계 각국의 개인투자가까지 몰려와 ‘황금알을 낳아 줄 거위’ 유망한 벤처기업을 찾느라 혈안이 된다. 작년부터는 아예 컴덱스의 한 행사로 투자자와 업체를 연결해주는 벤처기업투자포럼을 개최해 참가업체들에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가을 컴덱스에는 빼놓을 수 없는 ‘아웃사이더’ 이벤트가 있다. 컴덱스기간동안 인근 호텔에서 성인용 CD롬, DVD롬, 인터넷포르노서비스 등 낯뜨거운 신제품만 모아 전시하는 ‘어덜트 덱스’. 비록 내용물은 성인물 일색이지만 이들 제품조차 첨단기술이 접목되어 컴덱스를 찾는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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