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야구낭인」 동봉철, 이대로 지나…

  • 입력 1998년 11월 8일 19시 23분


“소질에 비해 능력을 극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전 나온 ‘허구연의 98프로야구 핸드북’의 동봉철(28)에 대한 평가다. 그런 그가 끝내 시들고 말 것인가.

동봉철이 2일 한화에서 쌍방울로 트레이드된 뒤 8일까지 쌍방울 훈련장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프로데뷔후 네차례 팀을 옮기며 자존심이 크게 상했기 때문.

동봉철은 탤런트 뺨치는 외모로 신일고 시절 ‘오빠부대’의 우상 중 한명이었다. 그러나 그 외모 때문에 프로에서는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졌다. 야구밖의 것에 눈길이 많이 쏠렸기 때문.92년 삼성에서 맞은 프로 첫 해. 1백26경기를 모두 뛰며 타율 4위(0.317)에 올랐다. 그러나 93년 0.345를 기록한 뒤 타율은 2할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96년 동봉철은 시즌 도중 왼손타자가 부족한 해태로 옮겼지만 타율은 최악인 0.182. 그리고 같은 해 다시 LG로 트레이드돼 한 시즌에 두 팀을 옮기는 첫 기록을 남겼다.

잠잠하던 ‘역마살’이 올해 또 도졌다. 5월1일 발빠른 타자가 필요했던 한화가 그를 정영규와 맞바꾼 것.

그러나 다리 통풍이 심해 주로 대타로 64경기에 나섰을 뿐이었다. 다시 잠수함 투수가 필요했던 한화는 쌍방울에 구애공세를 벌였고 그 대가로 동봉철을 내놓았다.

결국 그는 92년 은퇴한 쌍방울 이광길 코치의 최다 이적기록(4번)과 타이를 이루는 불명예를 맛봐야 했다.

기막힌 ‘야구 인생유전’끝에 쌍방울로 가게된 그는 주춤하고 있는 것.

하지만 92년 자신의 재능을 아껴주었던 김성근 감독과 만나면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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