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부패지수 10만점에 4.2점으로 43위

  • 입력 1998년 11월 8일 19시 23분


세계의 비정부기구(NGO)가운데 부패추방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는 국제투명성기구(TI)의 활동이 눈에 띈다. 93년에 창립된 TI는 베를린에 본부가 있으며 각국 정부에 부패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한편 이를 위한 연구 정보수집과 홍보활동을 주로 한다.

전세계 80여개국에 TI 지부가 있으나 한국에는 아직 정식지부가 설립되지 않아 임시지부만 있다.

TI는 95년 처음으로 국가별 부패인지지수(CPI)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 지수는 각국 기업인, 경제분석가, 언론인 등에게 해당국 공무원 및 정치인의 뇌물수수와 공금착복 등 부패정도를 평가토록 한 다양한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 10점 만점을 기준해 나온다. 지수가 적을수록 부패의 정도가 심한 나라이며 민간기업의 부패는 포함되지 않는다.

올해의 경우 이지수는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세계경쟁력연감, 세계은행의 개발보고서 등 7개 단체에서 실시한 조사결과를 종합해 9월22일 발표됐다. 7개 단체의 자료중 최소한 3개 이상에 올라 있는 85개국만을 대상으로 평가했다.

TI측은 “평가대상국 수, 평가방법 및 자료가 매년 바뀌기 때문에 특정국의 순위 및 지수 변동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하지만 이 지수는 각국의 부패정도를 상대비교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TI가 95년 처음 이 지수와 순위를 발표했을 때의 반응은 대단했다.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이를 계기로 대대적인 공무원 사정운동이 시작되기도 했다.

“이 지수는 서구의 문화제국주의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는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총리의 비판처럼 반발도 대단했다. 올해 한국은 지수 4.2로 85개국 가운데 짐바브웨와 함께 공동 43위를 차지했다.

덴마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만점인 지수 10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핀란드 스웨덴 뉴질랜드가 그 뒤를 이었다. 카메룬은 1.4로 85개국중 가장 부패한 국가로 인식됐다. 아시아에서는 역시 싱가포르가 깨끗한 나라(7위)로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해 지수 4.29로 조사대상 52개국중 34위, 96년에는 5.02로 54개국중 26위였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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