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권오대/과기처 연구소시설 개방을

  • 입력 1998년 11월 5일 19시 34분


대기업 구조조정과 정부조직 개혁 등이 진행되고 있다. 부도 퇴출 대량실직의 소용돌이속에 진행되는 지금의 개혁은 IMF체제 극복을 넘어 우리 사회가 거듭나기 위한 진통이라 생각한다. 즉 21세기를 앞두고 부문별 전문가 네트워크에 의한 고효율 선진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아픔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노력이 경제성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혼란과 좌절의 수렁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값싼 노동력에 의존한 과거의 성장신화는 끝났다. 고급기술력만이 미래의 고도성장 엔진을 점화할 수 있다. 정부는 최근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를 설치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감사기간중 과학기술부는 국과위 설치를 위한 과학기술기본법 제정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의 과학기술처가 자식처럼 보호하던 산하 출연연구소 조직을 현 과기부가 포기하지 않으려는데 그 이유가 있는 듯하다. 21세기가 코앞에 닥쳤는데 산하 출연연구소 보호에 급급해 국가의 과학기술경쟁력을 저버리는 과기부의 태도는 옳지 않다. 금년에도 과기부 산하 출연연구소들은 1조원 가량의 예산을 썼다. 반면 2만6천여명의 고급인력이 존재하는 전국의 이공계 대학들은 연 1천억원의 예산을 갈라쓰는 형편이다. 이처럼 일그러진 과학기술정책을 탈피하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어둡다.

매년 수천억원을 투자한 출연연구소 시설들이 대학에 전면 개방돼 범국가적 기술 경쟁력 향상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권오대(포항공대교수/전자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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