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할수 없나요?]지하철 5천원 정액권도 보너스를

  • 입력 1998년 11월 3일 19시 09분


《딸 아이가 또 지하철 정액권을 잃어버렸다. 1만원권인데 몇번 쓰지도 않은 새 것이라며 나보다 더 속상해했다. 주위에는 한달에 몇차례씩 지하철 정액권을 불량배에게 빼앗기거나 잃어버리고 오는 아이들 때문에 속을 썩이는 부모들이 여럿 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5천원짜리 정액권을 사주고 싶지만 보너스가 없어 1만원짜리를 사주게 된다. 학생의 경우 1만원권을 사면 2천원을 덤으로 얹어 주기 때문이다. 왜 5천원짜리 정액권은 보너스가 없나. 학생용 정액권만이라도 보너스 제도를 적용해줬으면 한다》

신인자(愼仁子·43·주부·서울 광진구 중곡4동)

서울 지하철 정액권은 5천원, 1만원, 2만원권 3종류. 보너스제도가 있지만 5천원권은 제외됐다. 보너스는 일반인의 경우 10%로 각각 1천원과 2천원이며 학생의 경우는 20%로 2천원과 4천원이다. 그래서 5천원짜리 정액권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지하철공사(1∼4호선 운영)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 운영)에 따르면 올 9월까지 월평균 발매되는 정액권은 2백78만5천5백73장. 이 중 85.6%가 1만원권이고 5천원권은 13.1% 뿐이다. 나머지 1.3%가 2만원권.

2일 오후 시청 지하철역에서 몇몇 승객을 만나 1만원권을 구입하는 이유를 들었다. “1만원짜리 지폐 내고 거스름 돈 받기 귀찮아서” “5천원짜리는 사용기간이 짧아 자주 사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가 이유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경우는 달랐다. 상당수가 “보너스가 없어 외면하게 된다”고 대답했다.

매일 지하철 홍대입구역∼도곡역을 이용하는 이재호(李宰虎·수도공고 2년)군은 “1만원권을 사가지고 다니는데 빼앗기고 나면 너무나 아까워요”라며 “하지만 5천원짜리는 보너스가 없어 안사게 된다”고 말했다.

지하철 잠실역∼시청역을 이용하는 김현주(金賢珠·이화여고 3년·송파구 가락동)양도 “학생들에게 2천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5천원권에도 1천원을 덤으로 얹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제안에 서울시측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보너스라는게 △선금지불에 따른 이자 △매표소 인건비 절약을 통한 보상 성격이기 때문이라는게 서울시 도시철도담당 권오혁(權五赫)계장의 설명. 그러나 보다 많은 승객유치, 서비스 차원에서 5천원권도 보너스를 주어야 한다는게 학생 이용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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