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인천6차전 미워』…개인타이틀 시상식 연기

  • 입력 1998년 10월 29일 19시 25분


현대와 LG의 98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28일 잠실구장.

시즌 홈런왕 타이론 우즈(OB)를 비롯해 삼성의 쌍포 양준혁 이승엽 등 올 시즌을 빛낸 각팀 스타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들은 올시즌 개인타이틀 수상자. 현대가 이날 우승을 확정지으면 곧바로 열릴 시상식에 참가하기 위해 잠실을 찾은 것.

그런데 ‘승리의 여신’이 LG쪽에 미소짓자 이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특히 지방팀 선수들의 정도는 더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LG가 2승3패로 따라붙어 ‘불편한 객지 생활’이 최소한 30일 인천 6차전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됐기 때문.

이날 비행기를 타고 올라왔다는 이승엽은 “승부의 세계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숙소에서 잠이나 푹 자야죠. 내일 스케줄이나 잘 짜야겠습니다”라며 쓴웃음.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괴롭기는 마찬가지. 액수는 많지 않지만 시상식 참가 선수들의 체류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시상식 준비를 경기마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얄궂은 승부’가 선수와 KBO를 모두 ‘볼모’로 잡고 있는 셈이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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