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삼성 김호감독,「가을의 전설」 이룩하려나

  • 입력 1998년 10월 29일 19시 25분


과연 ‘불행 끝, 행복 시작’은 이뤄질 것인가.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김호감독(54).

현역 시절 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명성을 날렸지만 지도자로서는 그다지 잘 풀리지 않은 그였다.

‘만년 야당’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축구계에서 소외되고 우승운까지 없었던 그가 마침내 ‘천하평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83년 한일은행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현대 감독을 거쳐 96년부터 삼성 사령탑을 맡고 있지만 프로에서는 단 한차례도 우승하지 못하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김정남 이회택 등 국가대표로 같이 활약했던 동료들이 일찌감치 프로축구에서 우승을 이룩하며 지도자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린데 비해 그의 성적은 늘 초라했다.

실업대회에서는 몇차례 우승을 이루기도 했고 94미국월드컵에서도 기대이상의 성적을 남겼지만 88년 현대 감독을 시작으로 몸담아온 10년동안 프로정상에는 단한번도 오르지 못한 것.

그가 이제 대망의 프로 첫 우승에 한발 다가서 있다.

28일 열린 98현대컵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삼성은 현대를 1대0으로 이겨 31일 2차전에서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우승컵을 차지하게 되는 유리한 상황에까지 온 것.

그러나 그동안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을 맛본 김감독은 1차전 승리에 들뜨기보다 더욱 신중하기만 하다.

특히 2년전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다.

96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현대와 맞붙었던 그는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이겼으나 오히려 홈경기에서 1대3으로 패하는 바람에 골득실차에서 밀려 우승을 놓쳤던 것.

그는 “그동안 운이 없어 우승을 놓친 적이 많았다”며 “이번 만큼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꼭 우승컵을 거머쥐겠다”고 다짐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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